[CEO 라운지] CEO로서는 ‘F 학점’인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입력 2017-05-1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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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제임스 코미 전 국장 해고 방식 부적절해

▲도널드 트럼프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였다면 낙제점을 받았을 것이라고 11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보도했다. 출처 = AP연합뉴스

최고경영자(CEO) 출신이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경영 전문가들은 CEO로서 트럼프에게 몇 점을 줄까.

트럼프가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돌연 해임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리더십에 ‘F 학점’ 딱지를 붙였다. 쓴소리 하는 주변인을 잘라내는 리더십은 CEO로서 결격 사유라는 이유에서다.

얼마 전 사내 성희롱 사건을 포함해 기업 문화 문제로 논란이 된 우버는 미국의 에릭 홀더 전 법무부 장관을 고용했다. 우버와 이해관계가 무관하면서 유능한 인사를 영입한 이유는 사내 성희롱 문제를 엄정하게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이렇듯 외부 전문가를 조직에 들이는 것은 객관성을 담보한다. CEO도 마찬가지다. CEO는 자신의 행동이 적절한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 쓴소리 하는 참모들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에게 쓴소리는커녕 입안의 혀처럼 굴고 있다. 현재 미 20개 주 법무장관들이 러시아 커넥션과 관련해 특별검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으나 라이언 의장은 이에 반대의 뜻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은 지난 1월 27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는데 이 자리에서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 맹세를 거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코미 전 국장은 충성을 맹세하는 대신 “진실로 트럼프를 대하겠다”고 답변을 대신했다. 코미 국장의 이러한 뻣뻣한 태도가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라는 의혹이 난무하다. 이 역시 쓴소리를 가까이해야 하는 리더로서 부적절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코미 국장을 해임하는 과정에서 주변과 상의를 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샌포드C.베른스테인 리더십 연구원은 “이사회의 승인 없이 직원을 해고한 격”이라고 비판했다. 만약 기업이 직원을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면 이사회에서 반발이 불가피하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리더십을 연구하는 제프리A. 소넌펠트 부학장도 “만약 기업이었다면 이사회가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독단적인 리더십을 보이는 게 의도적인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시간대의 데이브 울리히 경영학 교수는 “트럼프가 대부분의 인생을 기업에서 보내면서 자신의 의지만 있으면 사람을 내칠 수 있다고 여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 인력을 선발하고 해고하는 것은 리더가 가진 대표적인 권한 중 막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울리히 교수는 트럼프가 코미 국장을 해임한 것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려는 방편일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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