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 안도랠리를 일단 즐기자

학창시절 그런 경우가 한번쯤 있었을 것이다. 시험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결과가 좋았던 경우. 한마디로 '재수'가 좋았던 경험 말이다.

오늘 증시도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미 증시가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간 영향으로 우리 증시는 오전에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 뜻밖의 호재로 막판에 상승 반전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BBK사건과 관련한 이명박 후보의 의혹이 모두 무혐의로 밝혀져 불확실성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다분히 정치적인 이슈 때문이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장중 2000계약 넘게 순매도하다 이 후보의 수사결과가 발표된 이후부터 매수세로 돌아서 4200계약을 순매수했다. 따라서 프로그램도 순매수로 전환돼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또한 기관, 특히 연기금에서 734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돼 대형주 위주로 강한 상승세를 보여줬다.

거기다 중국 상해지수도 이틀 연속 상승해 5000포인트를 넘어섰다.

미국 시장의 불안 속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하지만, 시장의 뚜렷한 모멘텀이나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지수가 상승하는 건 불안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다음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하 결과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그에 앞서 오는 7일 발표될 미국의 고용지표가 금리인하의 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대체적으로 부진을 예상하고 있으며, 그럴 경우 기준금리 역시 0.50%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거기에 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당분간 산타랠리나 상승랠리를 기대하기보다는 안도랠리를 즐기는 편이 나을 듯하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위원은 "이번 주말 발표될 비농업부문 일자리 수에 대한 시장 전망치가 10만개를 하회하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다음주 있을 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하를 당연시 할 뿐만 아니라 급격한 경기둔화 가능성도 높여준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따라서 금리인하 폭이 0.5%P로 결정된다면 향후 글로벌 증시의 상승 폭은 재차 확대될 수 있겠지만, 이미 미국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11월의 급락장세에서 지수의 회복을 견인하며 증시의 저가 메리트가 축소된 측면을 고려한다면, 이미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의 국내 증시의 흐름이 1900포인트를 크게 벗어나서 움직일 확률보다는 정체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주 미국의 금리결정과 한국의 선물옵션 만기일 까지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증권 이나라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을 괴롭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 중국의 긴축가능성, 국내 금리 급등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단기적으로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영향력이 다소 반감되고 있다"며 "또한 높아진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시장은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지수 상단의 매물부담으로 강한 상승보다는 제한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이번 반등을 통해 현금 비중을 일부 늘려 연준의 금리 결정에 따른 시장의 대응 여력을 확보하는 것 역시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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