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줄기차게 사들이던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면서 주가도 힘을 잃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6300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지난달 15일부터 두드러졌다. 전날까지 한 달여 동안 순매도 규모는 1조2657억 원이다. 사상최고가(213만4000원)를 찍은 지난달 21일 이후 외국인은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매도 우위였다.
외국인이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제자리걸음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이후 하락세로 전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가는 전날도 0.14% 내린 20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약세다.
19일 역시 장 초반인 오전 9시 15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0.67% 하락한 206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상승 동력이 약화하고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복합적 요인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약세는 수출 기업의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는 대신 외국인 수급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지표가 둔화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점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국내 대형주에 대한 차익실현을 부추겼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는 오는 5월께 외국인 자금이 다시 흘러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민희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와 연동하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동반 단기조정이 이뤄졌다”면서 “낸드(NAND) 현물 가격이 여전히 우상향 추세이고 미국 경기도 호조가 지속할 전망이어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탄탄한 펀더멘털 역시 외국인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2분기 시장 추정 영업이익은 12조1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는 21일 본격 출시되는 ‘갤럭시S8’의 흥행에 따른 스마트폰 사업부의 반격이 기대되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8의 초기 수요는 대기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폭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영업이익 50조 원 돌파를 예상하는 만큼, 주가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