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의 도미닉 슈나이더 아시아 태평양 통화 담당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가치 하락 압력이 끝나지 않았다”고 17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초 101까지 올랐다. 그러나 17일에는 전일보다 0.25% 하락한 100.30을 기록했다. 주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강세를 경계한 탓이다. 트럼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달러화는 너무 강세인 것 같다”며 “달러화 강세는 사람들이 나에게 확신을 하는 데서 비롯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나의 탓”이라고 말했다. 당시 발언에 달러 가치는 하락 반전했다. 트럼프는 “달러화가 강세이고 다른 나라들이 통화 가치를 내릴 때 그들과 경쟁하기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올해 달러화 가치는 줄곧 고공행진을 펼쳤다. 지난 1월 달러인덱스는 103 이상으로 올랐다. 그러나 트럼프 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미국 외 국가들의 경제가 좋아지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슈나이더 애널리스트는 “달러화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트럼프케어(AHCA)’ 표결 철회와 같은 정책이 실망감을 준 동시에 세계 여러나라 경제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 행보를 보이면 유로화에 대한 달러 가치는 더 하락한다. 슈나이더 애널리스트는 “유로화는 현재 저평가되어 있다”며 “ECB가 하반기에 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인 테이퍼링에 속도를 높이면 유로·달러화는 상당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6~12개월 동안 유로·달러 환율이 1.2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7일 현재 유로·달러화 환율은 1.064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하면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겠지만 슈나이더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이 반드시 통화 가치를 높이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달러화 가치는 과대 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과대 평가된 것에 대한 조정이 들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 의회에서 국경조정세를 포함한 세제 개혁안이 통화되면 달러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정말 작은 확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