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에‘침묵하는’트럼프…“핵실험 시 군사행동 나설 수도”

입력 2017-04-1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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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북한이 김일성 탄생 105주년 태양절 열병식에서 군사력을 과시한 지 하루 만에 미사일 도발을 단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6일 오전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미국 국방부 측은 오전 6시21분께(한국시간)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어떤 발사일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미 국방부 측은 해당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가능성을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미국은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실패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답지 않게(uncharacteristically) 침묵을 지켰다”고 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사실을 보고받고 트럼프 대통령과 연락을 취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으나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앞서 전문가들은 펜스 부통령 방한 전후로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었다. 일각에서는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6차 핵실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됐었다. 실제로 미국의 대북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최근 풍계리 핵 실험장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의 핵실험 준비가 이미 끝났다고 밝혔다. 지난 14일에는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이 AP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계속하겠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원할 때 언제든 6차 핵실험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05주년인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열병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핵실험 대신 미사일 도발을 택했다는 점에서 미국에 맞서 도발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핵실험 대신 미사일 도발을 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향후 추이를 먼저 파악해야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미국은 핵항공모함 칼빈슨호에 이어 니미츠호까지 한반도로 이동시켰다. 이보다 앞서 중국과 미국 두 정상은 미·중 정상이 회담 이후에도 전화통화를 했다. 이 과정에서 두 나라가 북핵 문제에 대해 모종의 합의를 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 측으로서는 일련의 상황 전개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CNN과 BBC 등 주요 외신은 펜스 미국 부통령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드라인(절대 넘어서는 안되는 선)인 핵실험은 아니었지만 또 다시 미사일 도발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펜스 부통령의 방한을 기점으로 미국의 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실패로 돌아갔고, 북한이 핵실험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어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이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제시한 핵실험을 북한이 단행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즉 트럼프가 용인하는 범위를 넘어선다면 군사 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오는 25일 북한군 창설 85주년 등을 계기로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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