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뱅크 돌풍에…저축銀 "중금리 겹치는데 어쩌나.."

시중은행에 비해 비대면 서비스가 취약하고 중금리대출 고객이 겹치는 저축은행들이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K뱅크) 흥행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0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신용평가시스템(CSS)을 담당하는 핵심인력 2명이 지난해 말~올해 1월 초 K뱅크로 이직했다. 웰컴저축은행도 비대면 고객관리를 담당하는 직원 1명이 최근 K뱅크행을 택했다.

유출된 인원은 이들 저축은행의 핵심 부서 소속이다. SBI저축은행은 중신용자에게도 최저 연 6.9% 금리(중금리대출 상품 ‘사이다’)로 대출해줄 만큼 업계에선 정교한 CSS를 자랑한다. 웰컴저축은행도 모바일 등 비대면 서비스에선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이다가 업계에서 성공적으로 평가받으니 맨땅에서 중금리대출을 시작하는 K뱅크 입장에선 그쪽 인재가 탐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K뱅크가 높은 예금이자와 값싼 대출금리로 저축은행 고객군을 빼앗아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고객군이 겹치는 중금리대출이다.

특히 K뱅크의 ‘슬림K중금리대출’(신용등급 1~7등급)과 SBI저축은행의 ‘사이다’(신용등급 1~6등급)는 고객군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 하지만 금리는 K뱅크가 더 저렴하다. ‘슬림K중금리대출’ 이자는 연 4.14~8.94%로 ‘사이다’(연 6.9~13.5%)보다 2.76~4.56%포인트 낮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의 ‘중금리OK론’(연 9.5~19.9%)과 비교해도 최대 11%포인트가량 저렴하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SBI저축은행은 최근 ‘사이다’보다 1%포인트 금리가 낮은 최저 연 5.9%의 ‘SBI중금리바빌론’ 상품을 출시했다.

K뱅크는 수신이자도 저축은행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K뱅크의 정기예금(‘코드 K정기예금’) 이자는 최고 연 2%다. 이는 OK저축은행(e-정기예금)과 동일하고 SBI저축은행(e-정기예금)보다는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적금이자는 K뱅크가 더 많이 준다. K뱅크(‘플러스K 자유적금’)는 최고 연 2.5%를 지급해, SBI저축은행(연 2.2%), OK저축은행(연 2.3%)보다 최대 0.3%포인트 높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신용자 위주인 저축은행과 제1금융권인 K뱅크의 고객군이 다르긴 하지만 저축은행 우량고객들이 K뱅크로 빠지는 부분에선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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