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외면 자초하는 자원개발보험

입력 2007-11-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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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운영으로 보험인수 실적은 제로

자원개발보험이 현실을 도외시한 투자인수 조건으로 기업들의 외면을 자초하고 있다.

수출보험공사가 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보험인수를 이미 2005년에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원개발 분야의 특성을 고려치 않고 일부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으로 인해 사업자들이 이용을 외면하고 있다.

해외투자보험은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투자를 행한 후 투자 상대국의 수용, 전쟁, 정부의 약정불이행 위험으로 인해 투자원금, 배당금, 이자 등을 회수할 수 없게 되어 입게 되는 손실을 보상하는 제도이다.

최근 주요 자원의 가격 급등에 따라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자원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수출보험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원개발 관련 보험종목을 도입했고, 올해부터는 해외자원개발사업 지원을 위한 전담팀을 발족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해외자원개발 지원을 위한 제도 도입에도 불구하고, 2007년 9월말 현재 이용실적 현황을 보면, 해외투자보험 중 자원개발 부분의 인수 실적은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보의 자원개발 관련 인수실적이 없는 사유는 지원대상 자원이 이미 지난 2006년 10월 8대 전략광종에서 11대 전략광종으로 해외자원개발사업법이 개정됐으나, 수보는 여전히 8대 전략광종으로 인수대상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원개발사업은 투자대상국이 대부분 국가 신용도가 취약한 국가이나, 현행 인수규정상 국가신용도 불량이 인수제한 사항으로 포함되어 있어 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 2007년 6월말까지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지역에 진출한 현황을 보면, 석유·가스 분야에 총 29개 사업 16개국, 일반광물 분야에는 20개 사업 12개국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석유·가스 부문의 경우 진출한 16개국 중 14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최하위 등급인 6~7등급이며, 일반광물 부문은 12개국 중 10개국이 6~7등급에 해당되는 국가로 나타나고 있어 국가 신용도에 따른 인수 제한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의 현실을 간과한 규정이라고 지적받고 있다.

당초 주요 자원의 장기·안정적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국내플랜트 수출과의 연계 규정이 실제 심사과정에서는 플랜트 수출과 연계되지 않는 거래에 대해서는 보험인수를 보류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 오히려 해외자원 투자의 발목을 잡는 규정으로 전락했다.

최근 고유가와 광물자원 가격의 급등에 따라 어느 때보다도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활성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자원개발 사업의 특성상 실패율이 높고, 장기 투자가 필요해 리스크 예방을 위한 수출보험공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원대상 광종을 확대하고, 고위험국에 대한 인수제한 규정을 삭제하며, 플랜트수출연계요건을 완화, 혹은 폐지하는 등 자원개발에 대한 수출보험공사의 적극적인 인수 의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에 노하우와 경험이 부족한 수출보험공사가 자원개발 분야에 대해 보험 지원업무를 시작했지만, 이용을 문의하는 기업의 대부분은 민간기업들의 고위험 거래뿐이어서 향후 보험 인수 증가에 따라 리스크 분산의 어려움과 이에 따른 자본 잠식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수출보험공사는 자원개발 공기업(석유공사, 가스공사, 광진공 등)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하여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면서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투자경험 공유 및 노하우 습득으로 민간기업의 수출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원개발 공기업과 수출보험공사와의 업무를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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