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분양 장마철', 품질-분양가 기싸움 누가 이길까?

입력 2007-11-27 09:18수정 2007-11-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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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과 12월 두 달간 전국에서 약 18만 가구 쏟아져

때 아닌 한 겨울에 분양장(場)이 개장 했다. 통상 분양시즌은 봄철인 3~5월 사이.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란 돌발요소가 나타난 올해는 봄철 분양시장은 잠잠했던 반면 11월과 12월에 분양물량이 집중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11월과 12월 두 달간 전국에서 약 18만 가구가 청약자들을 찾아간다. 특히 이 기간 승부처인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167개 사업장에서 10만7천여 가구가 쏟아진다. 예비청약자들로서는 한 마디로 '분양 장마철'에 서 있는 셈이다.

이들 물량들은 대부분 내년부터 본격화될 분양가 상한제와 이에 따른 원가공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연말에 잇따라 공급라인을 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청약자들도 이번 연말 분양 대전을 잘 살펴 내집마련에 나서 볼 만 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말 분양대전의 키워드는 분양가와 입지 두 측면이라 강조한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경우 낮은 분양가를 무기로 청약자들에게 다가오는 반면, 비(非)분양가 상한제 물량의 경우 분양가는 다소 높지만 품질과 입지라는 장점을 내세워 수요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상태다.

예비청약자 입장에서도 이 같은 입지-분양가 양대 축에 어느 선을 타야할 것인지를 꼼꼼히 살펴봐야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분양가 상한제 이후 공급될 아파트는 신도시 물량을 제외하곤 품질이나 입지에서 다소 떨어지는 물량들이 많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입주 후에도 최고 7년까지 재산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감안해봐야 한다.

우선 수도권 신도시 등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공급되는 물량은 대부분 낮은 분양가를 내세우고 있다. 수도권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파주신도시가 대표적인 경우. 파주신도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3.3㎡당 평균 1019만∼1037만원 선의 분양가가 책정될 전망이다. 반면 김포시와 고양시 일대에 공급될 물량은 최소 3.3㎡당 1300만원이 넘는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이들 단지의 전용 85㎡ 규모 주택의 경우 1억원의 가격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품질 면에서는 고분양가의 민간 공급물량이 한 수 위를 보일 전망이다. 최근 분양 계획을 선언한 GS건설과 벽산건설의 고양 식사지구 '위시티'의 경우 보행자 도로에 각종 위인상들을 설치, 단지의 커뮤니티를 한 층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이 밖에 김포시 고촌면에 '고촌 월드메르디앙' 560세대를 분양할 월드건설도 다소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는 대신 단지 내 차량 없는 아파트 등 고품격 아파트 구현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워 놓은 상태다.

그렇다면 수요자들은 품질과 분양가 두 키워드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할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품질 좋은 아파트'의 우세를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가치는 아파트가 속한 '땅의 가치'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 이유다. 즉 입지가 좋으면 분양가가 어느 정도 높아도 품질이 받쳐준다면 투자가치 면에서 안심을 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반면 '저 분양가'를 무기로 내세우는 단지들은 분양가가 낮다는 것 외엔 경쟁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는 단지 중 입지 면에서 '맘을 놓을 수 있는' 물량은 은평뉴타운 하나 뿐이다.

그나마 파주 신도시는 나름대로 입지면에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 된다. 하지만 이 경우 분양가는 결코 낮지 않다. 파주 신도시를 식사지구와 비교할 때 나타나는 3.3㎡당 400만원의 차이는 기존 교하택지지구와 일산신도시 아파트 가격 차이를 감안할 때 결코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입지가 떨어지는데도 '품질이 좋은 아파트'를 내세우며 분양가를 올려받는 단지의 경우 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한다. 실제로 입지가 내년이후 분양할 김포 신도시에 비해서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김포 걸포지구 '오스타파라곤'이 대거 미분양에 시달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 시장 전문가는 "분양가 상한 물량의 경우 대단위 공공택지란 점을 내세우지만 서울접근성이나 기존 주거지역에 비해 기존 5대 신도시나 민간 도시개발 사업지구에 비해 딱부러진 우위를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며 "그간 난개발의 온상이었던 민간 도시개발사업이 최근 들어 택지개발 사업 수준으로 정화되면서 이들 민간 도시개발지구의 가치도 올라가고 있는 것을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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