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서 판매하는 활어 등 해산물을 운반하는 사업도 신고 없이 하면 처벌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활어도 법적으로 ‘식품’이기 때문에 일정한 위생기준에 따라 설비를 갖추고 운반업 신고를 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9)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울 울산지법 항소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식품위생법은 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음식물을 음식물이라고 해서 식품의 개념을 매우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다”며 “활어 등 수산물도 원칙적으로 식품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활어 등 수산물을 식품위생법상 식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면, 수산물에 대한 위생 감시에 대한 중대한 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운반차량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해산물을 운반했다면 식품운반업 신고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활어 유통업을 하는 김 씨는 2010년 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울산의 한 수산업체로부터 수족관 2개를 빌려 멍게, 고동, 가리비 등 수산물을 보관했다. 김 씨는 이렇게 보관한 해산물을 경주시와 포항시 등 20여 곳의 횟집 등 음식점으로 운반해 수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검찰은 김 씨를 ‘식품운반업을 하면서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김 씨는 식품위생법에서 말하는 식품이 활어 등 전혀 가공하지 않은 해산물을 포함하는지 명확치 않은 데다, 신고가 필요할 정도로 부패하기 쉬운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1,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법률상 활어나 냉장 상태로 보관된 조개류 등도 식품위생법상의 ‘식품’인 것은 맞지만, 시행령상 해산물을 배달한 것은 식품운반업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