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흑자나자마자 현금배당...英 본사로 800억

입력 2017-03-24 09:24수정 2017-03-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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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이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800억 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직전해 적자를 기록해 배당을 하지 않은 탓에 2년 만의 배당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 기준 배당액을 보통주 305원으로 확정했다. 총 배당금은 800억 원이다.

이는 2014년 실적에 대해 1500억 원을 배당한 이후 2년 만이다. 다만, 당시 75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대규모의 배당을 결정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후 2015년, 285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거두며 그해 실적에 대한 배당은 없었다.

앞서 SC제일은행은 2010년 62.04%, 2011년 78.14%, 2012년 102.72%의 배당성향을 보이며 고배당 논란을 빚어왔다.

다만, 올해 배당성향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SC제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2051억 원이다. 4분기를 3분기와 비슷한 성적을 냈다고 가정할 때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은 대략 30% 내외 수준으로 추정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배당은 그해 회계연도 당기순이익뿐만 아니라 유보금 등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배당성향이 크게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는 국내 시중은행 배당성향인 20~30%대와 비슷한 규모다. 국민은행의 2015년 실적에 대한 배당성향은 34.4%였고,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5.8%, 31.8%였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작년 41.4%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문제는 순익이 생기자마자 배당을 결정해 외국 주주 배불리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SC제일은행의 대주주는 영국에 주소를 둔 SC동북아(NEA)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SC NEA의 최대주주는 SC은행 영국 본사다. 즉, 800억 원을 배당한다는 것은 곧 800억 원을 해외로 보내겠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시중은행은 배당이 대부분 국내에서 머무른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우리은행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의 51.06%를 가지고 있고, 지주회사 체제인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지주사의 최대주주는 모두 국민연금으로 지분의 각각 9.53%, 9.25%, 9.44%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진출 외국계 금융사는 외국에서 전액 투자한 회사가 대부분이라 투자금을 회수해 간다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외국계 금융사가 국내에 재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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