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장세에 중소형주 주춤… 코스닥, 연초 대비 3.8% 하락
코스피가 박스권 돌파를 목표로 달리는 동안 코스닥은 제자리걸음조차 온전치 못한 처지다. 대형주 위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중소형주가 포진한 코스닥은 상대적인 그늘에 놓였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5.9% 상승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연초 630선에서 출발한 코스닥은 600선까지 주저앉았다. 코스피 상장사들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동안 코스닥 종목들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은 셈이다.
전날 코스닥은 608.68에 마감, 코스피 지수(2133.00)와 격차를 1524.32로 벌렸다. 2014년 8월 4일(1530.81)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를 구성하는 시가총액 상위 업종은 바이오, 소프트웨어, 화장품 등으로 산업 규제에 민감하고, 중국 매출 비중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탄핵 정국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 등 대내외적 불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탄핵 정국이 대선 정국으로 흘러가면서 코스닥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권주자들의 내수부양 정책 기대감이 코스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권주자들은 국내 경기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중소기업 지원과 4차 산업혁명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면서 “이는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재조명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코스닥의 밸류에이션은 매수하기에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란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제약주 열풍과 화장품 업종이 실적 개선 등으로 가치 재평가(리밸류에이션) 과정을 거친 2015년보다 딱히 싸지 않다는 때문이다. 당시 코스닥 지수는 780선까지 치솟았다.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은 코스피 밸류에이션 대비 150% 정도 할증돼 거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급 역시 뚜렷한 매수 주체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시로 돌아와야 코스닥 지수가 상승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면서 “코스피가 2200선에 안착하면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중소형주를 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