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웰다잉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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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숙 교수(백석대학교 교수, 대한 웰다잉협회장)
이 경우 대개 장남·장녀들과 부모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많다. 부모는 가정에 대한 책임감으로 동분서주하면서 힘들게 집 한 칸을 마련하고, 자식의 공부와 결혼까지 시킨다. 그 가운데 자녀들의 입장을 깊이 헤아릴 수 없어, 자신의 헌신과 노력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녀를 용납할 수 없게 된다.
자녀들은 부모 앞에서 늘 부족한 모습으로 각인되는 자신이 싫어서, 주눅들고 눈치보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것은 곧 자녀들이 부모에게 느끼는 상처가 된다.
이 관계는 중년이나 노년이 된다고 쉽게 해결되지 않아 분노의 응어리를 묻어둔 채 서로 낯선 사람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다. 상대에 대한 원망만 가지고 살다가 어느 날 사별의 장면에 이르러서야 통곡을 하며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자녀가 중년을 훌쩍 넘어, 부모가 초라하고 연약해 보일 때 그동안의 앙금을 내려놓고 용서함으로서 응어리를 풀고 관계도 회복할 수 있다. 또는 부모 쪽에서 퇴직 후 치열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자녀들을 헤아리면서, 미안하고 고맙다는 고백을 할 때에도 용서와 화해는 일어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이런 시간이 오기를 기다릴 수는 없다. 책과 간접 경험을 통한 연습으로 이별을 준비해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곧 삶의 질(質)이 높아지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