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패드와 맥북이 미국 학교에서 구글의 크롬북에 밀리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리서치업체인 퓨처리소스컨설팅에 따르면 2013년 미국의 초·중학교 납품 시장에서 절반을 차지하던 애플의 아이패드와 맥북이 2016년 3위로 밀려났다. 대신 그 자리를 구글의 노트북인 크롬북이 차지하고 있다. 크롬북은 삼성전자와 에이서, HP 등 여러 컴퓨터 회사들이 생산하는 노트북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미국의 초·중등학교로 납품된 정보·통신기술(IT) 기기 중 크롬북은 비율이 2015년 50%에서 2016년 58%로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아이패드와 맥북은 25%에서 19%로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OS를 쓰는 랩탑과 태블릿은 22%로 큰 변동이 없었다. 퓨처리소스컨설팅의 마이크 피셔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의 수잔 프레스콧 마케팅 부사장은 “맥과 아이패드는 교사들이 학생을 가르치고 학생이 학습하는 데 최고의 도구”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애플은 지난 40년간 학교 내에서 수요를 늘리고자 노력해왔다. 최근에도 애플은 교육 앱을 내놓았다. 작년에는 교사가 아이패드에서 학생들의 활동을 보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클래스룸’이라는 앱을 개발했다. 또 스위프트플레이그라운드라는 무료 아이패드 전용 앱을 만들어 학생들이 간단히 코딩을 하고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 내 IT 기기의 수요가 애플에서 크롬북으로 옮겨가면서 애플 매출도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초중고와 대학에서 모바일 기기 및 데스크톱 컴퓨터 구입비용에서 애플은 2015년 32억 달러(약 3조6976억 원)에서 2016년 28억 달러로 감소했다. 반면 크롬북은 같은 기간 14억 달러에서 19억 달러로 증가했다.
크롬북은 가격과 편의성을 내세워 경쟁 우위를 갖는다. 클라우드 기반의 크롬 OS는 다양한 앱을 구동할 수 있고 부팅속도도 빠르다. 문서도 클라우드에 저장해 학생 간 공유가 쉽고 수업 시간에 모든 학생이 문서에 접근할 수 있다. 키보드 면에서도 애플의 아이패드를 앞선다. 일반적으로 초등학생 같은 어린 학생들은 아이패드의 터치스크린을 선호하지만 나이가 있는 교사들은 키보드가 붙어 있는 노트북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