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7곳의 3월 코스피 지수 등락 범위(밴드)를 집계한 결과, 예상 밴드 평균은 2034~2162포인트로 나타났다.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코스피 밴드 하단은 2000, 상단은 2200이었다.
코스피는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면서 지난달 24일 다시 2090선으로 물러났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국내 정치 이슈 등 대내외적 변수가 겹치면서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3월 코스피 지수가 일시적인 조정을 보이다 중순 이후 상승하는 ‘전약후강’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예산안·세제개혁안 발표(13일 예상), 미국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4~15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담(17~18일) 등 글로벌 정치·경제 이벤트가 3월 중순에 대거 몰려 있기 때문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3월 코스피는 FOMC와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안 발표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조정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FOMC가 3월 금리 동결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반복되는 상반기 경기지표 부진 등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홍 팀장은 “정책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고, 한국 수출지표 개선도 증시에 상승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금리 인상에 대한 긴장의 끈은 여전히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인상이 결정되더라도 시장 충격은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예견된 수순으로, 시점별로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1분기(1~3월) 실적 시즌에 가까워지면서 에너지, 철강, 화학 등 이익 흐름이 양호한 업종에 주목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금융 시장의 주요 리스크 지표들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글로벌 위험선호 국면을 진행시키고 있다”면서 “실적 모멘텀 강화와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바탕으로 추가 상승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코스피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경 조정세 도입을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안과 예산안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원화의 추가 강세폭 확대 또는 약세 반전을 촉발시키는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노중 유화증권 투자분석 팀장은 “현재 국내 증시는 일시적으로 코스피 2100선을 넘어섰던 2015년 4월과 같은 상황으로 2100선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정보통신(IT) 업종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는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