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텍 부지 제2시민청 건립, 재건축 35층 높이 제한, GBC 건축을 둘러싼 공공기여금 등 건건마다 부딪히고 있는 서울시와 강남구가 이번엔 생활쓰레기 처리 문제를 두고 고발전을 펼치며 갈등을 빚고 있다.
강남구가 지난 27일 서울시 공무원들이 강남자원회수시설을 감독, 지도할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서울시 자원순환과장 등 쓰레기 담당 공무원 4명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자, 28일 서울시가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서며 적극 반박했다.
강남자원회수시설은 강남구 등 8개 자치구의 생활 쓰레기를 소각하는 곳이다. 그러나 인근 지역주민 지원 사업 협의를 목적으로 꾸려진 주민지원협의체 측이 지난해 7월 강남구 쓰레기만 반입을 막아 강남구는 인천 수도권매립지까지 실어 날랐다. 강남구 청소차량에 의료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 등이 섞여 있다는 이유였다.
이후 강남구가 구청장 명의로 주민협의체 위원후보 선정방식을 변경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쓰레기 반입 시간을 변경하고 반입을 감시하는 주민협의체 위원은 자치 규약에 따라 주민 대표들이 간선으로 뽑은 뒤, 구의회 의결을 거쳐 서울시가 위촉한다. 그러나 강남구는 지난해 말 이를 지키지 않고 추천 대상자를 공개 모집했고, 이달 15일 강남구의회에서 통과됐다. 서울시는 기존 주민협의회의 가처분신청을 고려해 새 위원 위촉을 유보했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을 위촉할 권한이 있지만 강남구의회가 추천한 신규 주민협의체 위원들을 위촉하지 않고 있으며, 독단적으로 기존 주민협의체의 임기를 연장했다는 것이 고발 사유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강남구의회가 추천한 위원을 위촉하지 않은 것은 법원의 결정을 기다려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연 황보연 기후환경본부장은 "강남구의회에서 추천한 신규 주민지원협의체 위원 위촉 유보는 주민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강남구청 청소행정과장과 지난 16일 사전에 협의해 위촉을 다음 달로 유보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환경에너지기획관 주재 간담회 개최 등 수차례 개선 대책을 협의했지만 강남구와 주민협의체 간 갈등으로 정상적 대화가 결렬됐다"면서 "구의회 의장과도 면담을 통해 갈등 해소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원만한 주민갈등 최소화와 광역쓰레기 반입제한이 없도록 구의회 중재 노력 등에 대해 협조요청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