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대량으로 보유한 국내 주식의 책임투자평가지표(ESG) 통합 점수가 100점 만점에 55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배구조(Governance) 부문 점수는 33.7점에 불과했다.
24일 책임투자자문·컨설팅 업체인 이에스지모네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의 국내주식 대량 보유분의 ESG 통합 평가 점수는 55점으로 2014년 3분기 65점에 비해 10점 떨어졌다.
ESG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이 회사별로 환경(E)·사회책임(S)·지배구조(G) 부문에서 지속가능성을 상당히 훼손시킬 우려가 있는 쟁점사안을 반영해 등급을 매긴 것이다. 이에스지모네타는 국민연금의 주식대량보유분 자료와 ESG 평가자료를 활용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 점수를 내고 있다.
이에스지모네타가 계산한 국민연금기금 주식대량보유분의 ESG 통합 평가점수는 2013년 3분기 65점을 정점으로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2015년 3분기에는 48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에는 사회책임(S) 부문 점수가 기존 50점대에서 70점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통합 점수도 50점대로 회복했다.
반면 지배구조(G) 부문 점수는 2012년 이후 50점대를 유지하다 2014년 하반기 30점 수준으로 떨어진 후 지난해까지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광 이에스지모네타 대표는 “2015년 1월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기금이 투자시 ESG 요소를 고려하도록 하는 조항이 도입됐지만 평가점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민연금법 제102조 제4항에서는 “기금을 관리·운용하는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대상과 관련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연금이 ESG점수가 높은 기업 위주의 안정적 투자에서 ESG 점수가 낮은 기업을 개선해 투자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화하면서 평가점수 하락 추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연금기금 확대로 대량 보유 종목이 2012년 106개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60여개로 늘면서 평가 점수가 희석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의결권 행사 제도의 정비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적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앞으로 각종 연기금과 공제회 기금, 퇴직연금 등에 대해서도 책임투자 관련 분석과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