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Eye] 트럼프 vs 옐런 빅매치 개봉박두…변동성 장세 대비해야

입력 2017-02-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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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1세로 동갑내기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두 사람의 힘겨루기에 시장은 아직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28일(현지시간) 이후로는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8일 상·하원 합동 본회의에서 연설을 한다. 이것은 대통령 취임 초기 관례다. 새 대통령은 향후 비전과 어젠다를 들려주게 되는데, 트럼프는 이번 연설에서 세제 개편안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한 구체적 윤곽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은 그동안 안고 있던 막연한 희망과 불안이 구체적으로 바뀜과 동시에 향후 연준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판단하게 된다.

특히 금융규제 완화와 재정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의 대립이 28일 연설을 계기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그동안 잠잠하던 시장 변동성을 깨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와 재닛 옐런. EPA/AP연합뉴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지 1개월여. 1년처럼 느껴지는 한달이다. 그동안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물러나고 노동장관에 지명된 앤드루 퍼즈더 내정자가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는 등 정치적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다 언론사와 트럼프의 대립도 날로 격화하고 있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미국 증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우지수를 비롯해 3대 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여전히 들뜬 모습이다. 시장 변동성도 여전히 낮다. 최근까지 다우지수의 변동성은 6%대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다우지수의 변동성이 10% 이하에서 움직이는 건 이미 55거래일을 넘어섰다.

이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이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몇주 이내에 발표하기로 한 ‘엄청난 세제 개편안’ 내용과 연준의 금융정책이다.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 사이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준에서 금융감독 업무를 맡았던 대니얼 타룰로 이사가 임기를 5년이나 남겨두고 4월 퇴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나흘 뒤인 13일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인준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추진하는 엄청난 세제 개혁과 금융규제 완화는 ‘계획(plan)’에서 ‘실행(do)’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

정치적 독립을 담보로 하는 연준이지만 현재 공석이 2명인 와중에 타룰로까지 퇴임하면 3명의 공석이 생긴다. 이사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어 향후 연준의 파워 밸런스가 금융완화 쪽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14일 옐런 의장의 의회 증언은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옐런 의장은 금융완화 축소가 지연되는데 대해 “앞으로 있을 (통화정책) 회의에서 고용과 물가상승이 예상대로 진전될 경우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추가 조정이 적절하다고 본다. (통화)완화 정책을 없애기 위해 너무 오래 기다린다면 현명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늑장대응(behind the curve)’의 위험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금리인상을 포함한 긴축 단계에 있음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당시 증언에서 또 인상적이었던 건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결국 현재보다 훨씬 작아질 것이라고 한 점과 단계적으로 상환 자금의 재투자를 중단하고 미국 국채 중심의 구성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나타낸 부분이다. 이건 대부분의 언론들도 놓친 부분이다. 현재 연준은 2조4600억 달러와 MBS 1조7400억 달러 등 총 4조 달러 이상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상환 분은 계속 재투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옐런 의장이 미국 국채 중심 구성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한 것은 MBS의 재투자 폐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리먼 사태 이전인 2007년 수준을 회복한데다 주택착공허가건수도 시장 예상을 웃돌고 있어 MBS에 재투자할 필요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인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 부동산 가격이 단번에 뛸 가능성도 있다. 그 과정에서 금융규제가 완화하면 거품을 조성하는 조건이 갖춰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거품을 막기 위해서라도 연준이 MBS 재투자 폐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통화 기조를 바꾸는 것보다는 MBS 재투자 폐지 쪽이 달러 상승 압력을 낮추는데 더 효과적일 것으로 여기는데다 부동산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behind the curve의 위험을 줄이려는 조치가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옐런 의장의 생각도 MBS 재투자 폐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8일 트럼프의 의회 연설과 이에 대한 연준의 대응책이 현재 6%대인 시장의 변동성을 띄울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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