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상당 173만주 블록딜, “지주사 전환과정 경영권 탈환”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전일 장 종료 직후 보유 중인 롯데쇼핑 지분 173만883주(5.5%)에 대한 기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애초 한 주당 매각 할인율은 전일 종가(25만4000원) 대비 12.6%에서 8.7%가 적용된 22만2000원에서 23만2000원에 결정될 예정이었다. 이번 블록딜 매각 주관사는 모건스탠리가 단독으로 맡았다. 잔여 지분에 대해선 6개월간의 락업(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됐다. (본지 2017년 2월16일자 [단독]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쇼핑 보유지분 5.5% 블록딜 추진 참조)
기관 수요 예측 결과 한 주당 11.02%의 할인율이 적용된 22만6000원에 거래가 무사히 종료된 것이다. 이로써 신 전 부회장은 39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종전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13.45%를 보유했다. 이번 블록딜이 성사돼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8% 이하로 낮아졌다.
업계 일부에서는 신 부회장이 블록딜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롯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을 포함한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중요한 호텔롯데나 롯데제과 지분을 인수하는 실탄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3900억 원의 현금을 신동빈 회장이 상장을 추진하는 호텔롯데를 기반으로 경영권을 확고하게 다지고 롯데그룹 순환출자구조의 중심에 있는 롯데제과를 이용해 경영권 분쟁을 해결할 것에 대비하는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상위에 있는 롯데제과 지분을 신동주 전 회장이 더 확보하려고 현금을 유동화시켰다는 해석도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이번 롯데쇼핑 지분 매각을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서는 것으로 해석하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 경영권 확보를 포기하는 대신 현금화를 통해 다른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근들은 “신 전 부회장의 롯데쇼핑 매각은 경영권 포기의사가 아닌 오히려 경영권을 좀 더 강력하게 탈환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