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난동 조치 미흡하면 억대 과징금? 항공업계 한목소리 ‘성토’

입력 2017-02-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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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난동 즉지 제압…미준수 땐 항공사 과징금 최대 2억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승무원들이 기내 난동승객 제압술을 시연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항공기 내 난동행위를 한 승객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 항공사에 억대 과징금을 부과키로 하자, 항공업계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항공보안포럼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동 주최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내난동에 대한 입법적 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항공기 내 승객 난동행위 미흡 조치 시 항공사의 과징금 부과 조항을 두고 부적절한 규정이라며 성토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9일 ‘5개년(2017~2021년) 항공보안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항공기 내 난동행위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승객과 승무원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었던 테이저건을 폭행 등 기내난동 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절차와 요건을 완화했다. 또 기내에서 중대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승무원이 경고장 제시 등 사전 절차를 생략하고 즉시 제압·구금토록 했다.

중대한 불법행위는 승객 또는 승무원 폭행, 승무원 업무방해, 음주 후 위해, 조종실 진입 기도, 출입문·탈출구 등 기기 조작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항공보안법을 개정해 이를 지키지 않은 항공사에 대해서 적게는 1억 원에서 최대 2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항공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기내난동으로 실질적인 피해를 보는 항공사에 오히려 벌칙 조항을 강화했다는 이유에서다. 항공사에 대한 벌칙 강화보다 기내난동 승객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항공업체 관계자는 “기내 난동에 대한 정의와 기준, 구체적인 상황에 따른 가이드라인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피해자일 수 있는 항공사에 과징금을 부과토록 하고 있다”며 “기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담지 못하는 현실에서 자칫 항공사에 과징금을 물리기 위한 규정이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항공업체 관계자도 “규정을 따르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면책 조건도 없는데, 이는 항공사에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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