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스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하루 앞둔 경계감 속에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18포인트(0.35%) 상승한 2065.61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의 입’을 확인하고 가려는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수급주체들도 강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전날 순매수 전환했던 외국인이 다시 484억원을 팔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496억원, 52억원 순매수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200억원을 팔았지만 비차익거래 1766억원을 사들여 총 1566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2.11%), 운수창고(0.75%), 의약품(0.69%) 등이 올랐다. 의료정밀(-2.07%), 철강ㆍ금속(-1.56%), 건설업(-1.03%), 증권(-0.92%) 등은 하락한 채 장을 끝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롯데쇼핑이 5.08%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엔씨소프트(4.67%), 아모레퍼시픽(2.57%), LG디스플레이(034220)(2.56%) 등이 상승했다. LG화학(051910)(-3.51%), 기아차(-2.57%), 한국타이어(-2.65%), 고려아연(-2.33%) 등은 하락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난 11월 이후 상승세를 보여 온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추가적인 상승세를 예상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연설에도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의 그림을 제시하지 않는 ‘밋밋한’ 입장을 반복한다면 이전까지의 관망심리가 조정압력으로 바뀔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과거 사례를 봐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증시는 주로 조정압력을 받았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통계적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일 평균 다우지수 흐름은 대통령 취임 후 20영업일 뒤가 가장 저렴했다”며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후 증시가 상승장이 이어졌던 만큼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시의 관망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연설에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최근의 횡보장이 좀 더 지속될 것”이라며 “이후 국내기업 실적발표가 쭉 이어진 뒤에는 모멘텀 공백기가 이어지다가 오는 3월 중순쯤 중국 양회와 G20 재무장관회의 정도가 시장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7포인트(0.65%) 내린 622.12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