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코스피가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강세를 경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하드브렉시트’ 선언 등의 굵직한 변수가 있었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3포인트(0.06%) 떨어진 2070.54로 장을 마쳤다.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내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횡보했다. 장중 한 때는 206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금새 낙폭을 회복하며 2070선 언저리를 지켰다.
수급주체들도 강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4거래일 순매도를 지속했지만 순매도 규모는 176억원으로 크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기관도 이날 순매수 규모는 911억원 수준이었다. 개인은 744억원을 팔았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로 26억원을 사들이고 비차익거래로 341억원을 팔아 총 315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전날 글로벌 금융시장은 영국 총리의 ‘하드브렉시트’ 선언 영향을 받았지만 국내 증시에는 큰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달러가 너무 강하다”고 발언한 영향으로 환율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코스피의 움직임은 비교적 무덤덤했다. 두 이벤트 모두 시장이 예상했던 이슈였던 만큼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이어져 온 시장의 방향성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이재훈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의 시장 쏠림이 과도하다는 시각이 형성되면서 소극적인 되돌림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지난 주 트럼프 기자회견에서 별다른 얘기가 없어 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아며 “기대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벤트의 불확실성이 있고, 경기회복 모멘텀도 휴식기에 들어간 상태라 특별한 동인이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 업종별 지수는 혼조세였다. 전반적으로 업종별 등락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의료정밀(1.72%), 보험(1.01%), 음식료품(0.76%) 등이 상승했고 화학(1.72%), 전기가스(0.85%), 통신업(0.49%) 등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는 포스코(POSCO)의 상승폭이 1.13%로 가장 컸고 현대차(0.33%), 현대모비스(0.89%) 등이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0.05%), SK하이닉스(-0.91%), 한국전력(-1.25%), 삼성물산(-1.60%), LG화학(-2.51%) 등이 하락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의 밋밋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조병현 연구원은 “취임식 전까지는 탄력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만약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에도 지난 기자회견처럼 구체화되는 내용이 없을 경우 이벤트 공백기가 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