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역습 … 2025년 1600만개 일자리 AIㆍ로봇에 내줄 수도

입력 2017-01-16 11:05수정 2017-01-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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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보원 “국내 근로자 60%, 8년 후 AI 로봇에 일자리 뺏길 수 있어”

#개인택시 기사인 A(45) 씨는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가 사라질 것이라는 신문기사를 보고 걱정이 많다. A 씨는 “아직까진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 문제와 사고 시 도덕적 판단 기준 등에서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이런 결점이 해결되면 24시간 내내 쉬지도 않고 안전한 운행이 가능한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 택시나 버스를 운행하면 현재 대중교통 운전기사가 대거 실업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이 이달 초 발표한 인공지능ㆍ로봇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직업종사자의 업무수행능력 중 12.5%는 현재 AIㆍ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2020년 41.3%, 2025년 70.6%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정보원은 어떤 직업군이 얼마큼 AIㆍ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6~9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카이스트,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9개 기관의 전문가 21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기술적인 측면만 놓고 봤을 때 대체 비율이 70% 이상인 직업을 ‘고위험 직업군’이라고 분류하면, 2025년 국내 직업종사자 61.3%가 AIㆍ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에 종사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국내 전체 근로자(2659만 명)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불과 8년 뒤에는 약 1630만 명이 AIㆍ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종별로 보면 2025년을 기준으로 단순노무직(90.1%)과 농림어업숙련종사자(86.1%) 등의 대체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관리직과 전문직의 대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회계사는 변화하는 법과 제도에 대응할 만한 전문성을 지녔고, 항공기조종사는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고용정보원은 실제 AIㆍ로봇이 해당 직업을 대체할지 여부는 경제적 효용과 사회적 합의 등에 좌우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도 2025년경에는 AIㆍ로봇이 본격적으로 사람의 일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까지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지금부터 일자리 위협 직종을 분석해 해당 분야 종사자의 직업능력을 높이거나 전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고용정책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며 “산업혁명기 러다이트운동에서 확인했듯이 변화를 거부하기보다 평생 직업능력개발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도적으로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우리나라보다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해외에서도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현재 일자리의 절반가량이 2055년까지 자동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도 전체 노동의 49%를 로봇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11억 명의 근로자가 하는 15조8000억 달러 규모의 노동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백악관은 ‘인공지능, 자동화와 경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AI 능력의 가속화가 인간의 생계 수단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단순노동 일자리부터 대체하면서 저소득층의 임금 수준을 더욱 악화시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을 높일 것으로 우려했다. 장기적으로는 승자독식 구조의 정보기술(IT) 시장에서 극소수의 선두주자에게 이익이 몰려 고임금 전문직으로까지 피해가 확산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미쓰비시 종합연구소는 AI로 인해 2030년 일본의 고용자 수가 240만 명 급감할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소는 제조, 유통, 금융, 서비스 등 9개 산업 분야를 분석한 결과 AI 보급으로 2030년에는 현재보다 500만 명의 고용이 새로 창출되는 반면, 74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업종별로 보면 AI나 로봇 관련 전문직과 기술직 고용이 270만 명 증가하지만, 공장 등 생산현장에서 150만 명, 건설업에서 67만 명의 고용이 감소할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4차 산업혁명이 고용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 보고서에서 AI와 로봇 등의 기술에 뒤처지면 735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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