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언행이 되레 미국 경제에 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보호무역을 주장하며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멈추지 않는다면 중국이 주도적으로 무역 보복을 일으킬 수 있다고 5일(현재시간) CNBC가 보도했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에스워 프라사드 경제학 교수는 “미국 제조기업들이 중국의 서플라이 체인(부품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미국 경제에 타격을 가하기도 쉽다”고 지적했다. 또 프라사드 교수는 “중국이 가진 무기는 자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시장에 미국 기업들이 진출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가 미국 경제에 큰 위협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때부터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예고했다. 중국이 환율을 조작해 대미 무역흑자를 거두며 무역 불균형을 일으킨다는 게 근거였다. 트럼프는 지난 2일에도 트위터에 “중국은 일방적인 무역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돈과 부를 쓸어가고 있다“며 “그런데 그들은 북한 문제에서는 미국을 돕지 않는다”고 썼다.
강경 발언에 더해 트럼프는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로버트 라이시저 전 USTR 부대표를 지명했다. 라이시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할 것이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더 좋은 무역협정들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라이시저 뿐 아니라 미국 무역정책을 담당할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에도 트럼프는 반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교수를 임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라이시저 대표의 임명 직후 양국이 상생할 것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수년 동안 중국과 미국은 긴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무역에서 우려되는 마찰에 대해 상호 존중을 통해 적절한 대책을 찾게 될 것”이라 밝혔다.
이처럼 중국이 현재는 표면적으로 상호 협력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지만 언제든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프라사드 교수는 “아무리 작은 행동과 발언일지라도 중국이 심각하게 여기면 무역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