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 앱스토어서 뉴욕타임스 앱 삭제...입장 난감해진 애플

입력 2017-01-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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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중국인이 사용하는 앱스토어에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앱을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NYT는 애플이 중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23일 앱스토어에서 자사 영문판과 중국어판 뉴스 앱을 삭제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에서 해외 언론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4년 전 시 주석이 집권한 뒤 외신 기자들은 중국에서의 보도 여건이 악화되었고, 심지어 웹 사이트가 자주 차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에 있는 외국인 기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제약이 심해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NYT는 특별한 소프트웨어에 의존하지 않은 채 NYT를 볼 수 있는 본토 중국인들의 몇 개 안 남은 접근 기회를 봉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2년 NYT가 당시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재산 축적 의혹 기사를 싣자 이 신문의 웹사이트를 차단했고 중국어판 앱 사용을 금지하려 했다.

NYT의 아일린 머피 대변인은 “애플에 중국용 앱스토어에서 자사 앱 삭제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우리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언론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애플의 프레드 사인즈 대변인은 “NYT 앱이 현지 법규를 위반했다는 통보를 받아 이 앱을 중국 앱스토어에서 내려야 했다”면서 “상황이 바뀌면 뉴욕타임스 앱을 중국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이번 조치로 기존에 NYT 앱을 다운로드한 중국 사용자는 이 앱을 계속 사용할 수는 있지만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할 수 없다.

이번 일로 애플의 입장도 사실상 난처해졌다. 애플에 중국은 중요한 시장이지만 고전하고 있어 현지에서의 입지를 위해 중국 당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애플은 작년 10~12월 중화권 매출이 8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나 급감했다. 매출 감소는 5개 분기나 이어졌다. 또한 작년 4월에는 중국에서 애플의 아이북과 아이튠즈 영화 서비스가 막혔다. 그럼에도 애플은 중국 당국에 아무런 요구를 취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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