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흥시장으로 꼽혔다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 2013년보다 자본 유출에 대응하는 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2013년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를 언급하면서 신흥국에서 대거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 인도네시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은 2013년 최저치인 930억 달러(약 111조9300억 원)에서 지난해엔 1110억 달러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달러 대비 루피아 가치는 2.3% 상승해 6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3일(한국시간) 오후 3시 4분 기준 루피아는 달러당 1만3460루피아를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앤드류 틸튼 아시아 경제 전문가는 “인도네시아 경제 상황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의 주요 성장 동력은 민간 소비와 공공 투자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추진한 ‘세금 사면프로그램’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이나 기업이 국외에 숨겨둔 자금을 내놓는 대신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을 뜻한다. 최소한의 세금만 물리고 법적 책임을 면제해 줘 지하경제를 양성화한다는 취지다. 이 제도 덕에 약 100조 루피아가 세수로 들어와 국가 재정에 도움이 됐다. 위도도 대통령은 동시에 성장을 촉진하고자 도로, 항구, 철도, 공항과 같은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인도네시아도 다른 신흥국들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뒤 자본 유출의 위험에 노출됐다. 지난 분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주식과 채권을 28억 달러 순매도하면서 우려는 더했다. 2013년 버냉키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를 언급하면서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신흥국에서 대거 자금유출이 일어났을 때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틸튼 아시아 경제 전문가는 “루피아 가치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2013년 이후 경상수지 적자 축소, 외채 감소 및 외환 보유액 증가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도 지난 2013년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