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련 ‘한양하이타오’ ‘뉴프라이드’는 사드에 직격탄
올해 코스닥시장은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1월 4일 677.79포인트로 출발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631.44포인트로 마감했다. 가장 큰 폭으로 올랐던 7월에도 710선에 머물렀고 최저 수준을 보였던 이달 초에도 573.54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코스닥 기업 가치를 개선할 특별한 재료는 없었던 반면,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지난해 올랐던 종목들이 대부분 폭락했다. 시세조종과 불성실공시 등 문제 종목들의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급등 종목은 모두 ‘테마’를 타고 =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상승세가 큰 종목들은 모두 정치 구도나 신공항 발표 등 테마에 편승한 것들이었다. 특히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관련된 테마주가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중 4개를 차지했다.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에스와이패널로 연초 3128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29일 3만400원으로 마감하며 10배 가까이 올랐다.
에스와이패널은 대선 출마가 예상되는 반기문 사무총장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급등했다. 반 총장의 동생 반기호 씨를 부회장으로 영입하면서 대표적인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됐다. 반기호 씨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광림도 올해 주가가 407% 뛰었다.
지엔코와 파인디앤씨 역시 반기문 테마주로 급등세를 보였다. 지엔코는 1410원이었던 주가가 7670원으로 올라 444% 상승했다. 파인디앤씨 역시 409%나 치솟았다. 지엔코는 회사 대표가 반 사무총장의 외조카라는 사실에 테마주로 분류됐다. 그러나 파인디앤씨는 최대주주가 반 총장과 성만 같고 실제 사촌 동생이 아닌 ‘짝퉁 테마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치테마주의 허구성을 도드라지게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올해 두 번째로 많이 오른 종목은 신공항 테마주인 보광산업이다. 2630원이던 주가는 1만6100원으로 512% 올랐다. 건설용 쇄석 생산업체인 보광산업은 대구공항 이전과 신공항 건설 테마주 중 대장주로 분류되며 9월 이후 급등세를 이어갔다.
올해 305% 오른 바른손 역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일했던 법무법인이 바른손의 법률 고문을 맡았다는 소식에 테마주로 편승했다.
이외에도 잇따라 대규모 수주실적을 발표한 제이스텍이 5510원에서 2만1400원으로 288% 올랐다. 디에스케이(272%), 텔콘(250%), 아리온(249%) 등도 3배 이상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中 테마주·시세조종주 등 문제성 종목 줄줄이 ‘급락’ =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하락세가 컸던 종목은 한양하이타오다. 연초 1만300원이던 주가는 29일 1570원까지 떨어졌다. 한양하이타오는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중국 테마주 바람을 타고 주가가 급등했었다.
선광전자로 출발해 휴바이론이란 상호로 25년간 CCTV를 생산해온 한양하이타오는 지난해 8월 화장품 제조업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1000원대였던 주가는 1만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연초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주가 하락이 시작됐다.
특히 올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배치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내세우면서 중국 관련 테마주로 거품이 꼈던 종목들의 주가가 대거 폭락했다. 지난해 중국 면세점 사업 진출 소식으로 급등했던 뉴프라이드도 연초 8410원이었던 주가가 2815원으로 67% 하락했다.
GMR머티리얼즈(옛 스틸앤리소시즈)는 1000원 미만 동전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후 거래가 정지됐었다. GMR코리아에 인수 돼 법정 관리를 졸업하고 유통주식 수 비중도 늘리면서 올해 10월 말 겨우 거래가 재개됐다. 스틸앤리소시즈 시절 회사 임원들이 시세조종, 자금세탁 등으로 검찰 조사가 이어지며 문제 종목으로 낙인 찍힌 바 있다.
세븐스타웍스는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주금 전액을 미납입하며 공시를 번복해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될 상황이다. 연초 1만3850원이던 주가는 현재 38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외에도 지난해 주가가 급등했던 온다엔터테인먼트와 에프엔씨엔터가 각각 63%, 62%씩 하락했다. 코나아이(-65%), 디지털옵틱(-65%), 씨엔플러스(-64%), 제일제강(-62%) 등의 낙폭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