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약세에 금융시스템 경고등 켜져

입력 2016-12-29 09:23수정 2016-12-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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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유출이 계속 경제에 압박 주고 있어…외환시장 개입, 막대한 비용 지불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중국 금융 시스템에 경고등이 켜졌다. 올 들어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7% 하락해 2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또 위안화 가치 하락폭은 지난해의 약 두 배에 달했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환율이 자유롭게 변동하는 다른 신흥국과 달리 중국은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의 중간인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올해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아직 바닥을 찍지는 않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중국 투자자들이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해 자금을 해외로 유출시키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런 자본유출이 계속 경제 전반에 압박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당국이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올 들어 3분기까지 외환보유고는 3000억 달러(약 364조 원)가량 줄었다.

여전히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 달러를 약간 웃돌고 기업들도 꾸준히 외채를 상환하고 있어 외채 위기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위안화 약세와 이를 막기 위한 당국의 개입에 따른 부작용으로 중국 금융시스템이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대비 광의통화(M2) 비율은 지난해 말의 6.3%에서 현재 7.4%로 높아졌다. 외환보유고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에서 자산 역할을 하며 돈을 찍어내는 것을 지원한다. 이에 이 비율이 높아지면 신흥국 경제위기의 전조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또 중국은 통화량을 늘리기 위해 오랫동안 자본유입에 의존해왔다. 이에 중국 은행시스템은 이런 자본 흐름이 역전되면서 긴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있어서 보다 안정적인 예금 대신 은행간 시장에서의 단기 대출 의존도가 커진 것이 그 증거다. 이런 단기자금시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2월 달러화 강세에 중국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진 것도 이런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정학적인 불확실성도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국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면 위안화 가치가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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