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40만개 전주중 220만개만 점용료 지불…임대수익 年 1100억 점용료는 고작 9억 불과
한국전력이 전주 임대료 명목으로 한해 수 천억 원의 돈을 벌어들이면서, 정작 개인 사유지 등에 무단으로 설치된 전주에 대해서는 점용료 한 푼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한전 국정감사에서 국민중심당 권선택 의원은 “한전이 작년 한 해 동안 전주 임대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 무려 1124억 원인데 반해, 점용료 명목으로 지불한 돈은 9억 원에 불과했다”면서 “그나마 전국에 있는 741만개의 전주 중 30%에 대해서만 점용료를 지불했을 뿐, 나머지 70%에 대해서는 점용료 한 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2007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 12월 현재 전국의 전주 수는 총 741만여 기. 그러나 도로법 시행령 등에 의거, 한전이 점용료를 지급하고 있는 전주는 도로를 점용하고 있는 223만여 기에 불과했다. 또한 지급대상 역시 지자체·국토관리청·국유지 소유 정부기관·한국도로공사·한국수자원공사 등에 한정됐으며, 개인이나 일반법인 등에 대해서는 지급한 사례가 단 한건도 없었다.
전기사업법 등 관련 법령 및 지침에 따르면 전기사업용 전기설비의 설치를 위해 타인의 토지를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복수의 감정평가 업자가 평가한 금액의 산술평균치를 기준으로 토지 소유자와 협의·보상토록 하고 있으며, 현재 토지 소유자의 동의 없이 개인 사유지 등에 무단으로 설치된 전주 수는 전국적으로 수백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권 의원은 “한전이 전주를 통해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엄청난 수익을 거두면서, 도로 이외의 지역에 위치한 전주에 대해 단 한 푼의 점용료도 내지 않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개인 사유지 등에 무단으로 설치한 전주는 명백한 사유 재산권 침해인 만큼, 점용료 지불 등을 통해 보상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