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년 금융위기 때보다 어렵다”… SUVㆍ친환경차로 위기 돌파

입력 2016-12-2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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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장 50여 명, 15~20일 자유토론 통해 글로벌 수요하락 대응방안 논의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대 성장에 그칠 것입니다.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현대기아차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50여 명의 해외 법인장들 목소리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 금리 인상 속에서 정유년(丁酉年) 수요하락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들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양재동 사옥에 모여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해외법인장들은 △지역별 점검 회의 △해외영업본부장 간담회 △경영환경 설명회 △CEO 주관 회의를 진행하며 시장별 상황과 글로벌 전략을 공유했다. 남양연구소도 방문해 출시 예정 신차뿐 아니라 개발 중인 전략차 개발 현황도 직접 살펴봤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법인장들은 나흘간 머리를 맞대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과 신흥시장 경기 침체에 대한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했다”고 전했다.

해외법인장들은 내년 글로벌 판매 환경도 올해만큼 어려울 거라는데 공감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보다 3.6% 증가한 890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매세 인하로 인해 15.5% 증가한 중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0.2%)이다.

내년도 미국ㆍ유럽 등 주요 시장 경기 침체로 글로벌 판매량이 9068만대에 그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연간 판매 성장률이 1.8%밖에 되지 않는다. 연구소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미국 시장이 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0.1%)로 돌아서고 △글로벌 성장의 중심축인 유럽 역시 대기수요 소진으로 성장(0.6%)이 정체되며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보였던 중국은 구매세 인하 정책이 축소되면서 4%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시장 수요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과 브렉시트 영향으로 엔화와 유로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것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위기 타파를 위한 키워드로 ‘SUV’를 꼽았다. 내년 소형 SUV를 출시하고 국내는 물론 유럽 등 해외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신흥시장에서는 ‘크레타(인도ㆍ러시아)’, ‘ix25(중국)’, ‘KX3(중국)’ 등 신규차종으로 소형 SUV 수요를 적극 유인할 방침이다.

승용차 부분에서는 ‘쏘나타’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해 중형차 점유율을 높이고, 유럽에서는 핵심 차종인 ‘i30’를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주력 소형 모델인 ‘모닝’과 ‘프라이드’를 새롭게 선보이기로 했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컨셉의 신차도 출시하고 미국에서 ‘K7’을 본격 판매해 브랜드 이미지도 강화할 방침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중형 럭셔리 세단을 라인업에 추가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새로운 제네시스 모델인 'G70'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 판매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친환경차 시장 공략 역시 속도를 내기로 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차(HEV)’를 시작으로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니로 PHEV’를 잇따라 출시하고 미국에선 ‘니로 HEV’를 새롭게 선보여 글로벌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장의 요청사항을 차량개발에 적극 반영하는 등 판매 최우선 지원 체계를 갖춰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며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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