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오는 23일부터 엘니뇨·라니냐의 기준을 현행 국내에서 사용 중인 ‘5개월 이동평균’ 방식에서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3개월 이동평균’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기준이 도입되면 빠르면 기존보다 3~4개월 가량 일찍 엘니뇨·라니냐를 선언해 신속히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동평균’이란 어느 특정 시점의 관측값을, 그 시점 전후의 관측값과 함께 평균을 내 해당 시점의 관측값으로 결정하는 산정 방식이다. 예를 들어 ‘3개월 이동평균’ 방식으로 3월의 기온을 산정하면 전월과 익월인 2월, 4월을 더한 2,3,4월의 평균기온이 3월의 기온 관측값으로 정해진다. 같은 원리로 ‘5개월 이동평균’은 1,2,3,4,5월 기온의 평균을 낸 값을 3월의 기온으로 정한다. 이같은 ‘이동평균’ 방식은 특정 월의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기온으로 인한 통계적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기상청의 현행 엘니뇨 선언 기준은 ‘엘니뇨 감시구역(‘Nino3.4’라고 불리는 남위 5°~북위 5°, 서경 170°~120° 지역) 해수면온도의 5개월 이동평균 값이 평년보다 +0.4℃ 이상(라니냐는 –0.4℃ 이하)인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정의된다.
하지만 ‘5개월 이동평균’을 기준으로 한 이 방식은 3월에 발생한 엘니뇨를 11월에나 선언할 수 있어 공식 선언과 관련 정보 제공이 외국에 비해 늦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개선된 기준에서는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온도의 ‘3개월 이동평균’ 값이 평년보다 +0.5℃ 이상(라니냐는 -0.5℃ 이하)으로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재정의된다. 이 방식대로라면 3월에 발생한 엘니뇨는 9월 즈음에 선언할 수 있다. 기상청은 “기존과 비교하여 평균 약 2개월 일찍 엘니뇨·라니냐에 대한 공식 선언 및 정보 제공이 가능하며, 사례에 따라서는 최대 3~4개월까지도 일찍 이상기후의 공식 선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호주의 기상청 등의 많은 해외 기상청 및 연구기관들에서는 ‘3개월 이동평균’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일본 등 대다수의 기상청의 엘니뇨·라니냐 선포 해수면 온도변화 기준은 우리의 현행 ±0.4℃와 달리 ±0.5℃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이 역시 개정에서 국제기준인 ±0.5℃로 통일시켰다. 이번 개정으로 우리 기상청은 미국 기상청과 동일한 엘니뇨·라니냐 선언 기준을 사용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