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협력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 PLP(패널 레벨 패키지)를 개발하던 태스크포스(TF)를 지난 9일부로 최고경영자(CEO) 직속 PLP사업팀으로 승격ㆍ신설했다.
삼성그룹의 공식 인사가 나지 않았지만 신성장동력 사업인 PLP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PLP사업팀은 지난해 구성된 신사업추진팀과 같은 맥락으로 신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PLP사업팀은 PCB(인쇄회로기판) 없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 상용화가 목표다. 대만 TSMC의 패키징 기술 FoWLP(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지)를 넘어서는 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삼성전기는 패키징 분야 진출을 통해 사양세로 돌아선 PCB 사업을 보완할 수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통해 TSMC에 빼앗긴 애플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물량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본격적인 PLP 사업을 위해 삼성전기는 지난 7월 차세대 기판 신제품 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2632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자기자본의 6.1%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로, 올해 말까지 투자가 진행된다. 이 투자는 삼성전기가 부산사업장의 증설 요인에 따라 임대한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사업장의 노후화된 일부라인을 반도체 패키징 개발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투입됐다.
삼성 PLP 기술의 핵심은 제품 공정 단순화 및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이다. PCB가 없는 PLP 기술은 삼성전자의 기존 패키징 기술 대비 크기와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점차 슬림화되는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경쟁사 TSMC의 FoWLP와 비교해 제품 손실 최소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적층, 집적화에 중점을 둔 기술로 단일 패키지에 다양한 반도체 칩을 통합할 수 있는 사업으로 확장도 가능하다.
삼성전기는 2017년을 PLP 사업의 원년으로 정하고 이르면 내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삼성전기가 PLP 사업이 구체화되면 새로운 성장성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PLP의 생산성은 WLP보다 3배 이상 우위에 있고, 패키지 사이즈가 커질수록 효율성 격차가 더욱 커진다”며 “2018년부터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향후 사업화 속도는 전적으로 양산성과 고객을 확보하는 속도에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