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은행간 금리인 유리보(Euribor)를 조작한 혐의로 영국의 HSBC와 미국 JP모건체이스,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 등 글로벌 은행 3곳에 수백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유리보 조작 스캔들에 대한 5년간의 금융권 조사를 마무리하며 이러한 결정을 7일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2013년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와 소시에테제네랄(SG),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은 유리보 조작 혐의를 인정하고 약 10억 유로(약 1조2543억원)의 벌금에 합의했다. 그러나 HSBC와 JP모건, 크레디아그리콜 이들 3개 은행은 해당 혐의를 부인해왔다.
3곳 글로벌 은행에 대한 벌금 부과 결정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호황일 당시 일어났던 부정행위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또한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조사 내용은 각종 금리 조작 사건에 대한 미진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글로벌 은행들이 지금까지 각종 금리 조작 혐의로 EU로부터 부과받은 벌금은 18억 유로에 달한다. 모두 11개 은행이 엔 리보, 스위스프랑 리보, 유리보 등을 조작한 혐의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현재 5조3000억 달러 외환시장 조작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U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당국이 확보한 증거 범위를 감안할 때 외환시장 조작 혐의에 대한 벌금이 과거 금리 조작 스캔들로 지금까지 문 벌금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2007년 1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외환시장을 조작한 혐의로 바클레이스와 씨티그룹, JP모건, RB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BS 등 6개 은행에 56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글로벌 은행들이 세계 곳곳에서 금리 조작 혐의로 부과받은 벌금은 모두 90억 달러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