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우조선 비리' 강만수 前 산업은행장 구속 기소

입력 2016-12-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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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에 압력을 넣어 지인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거액의 투자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뇌물 혐의로 강 전 행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2009년 11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과 대통령 경제특보로 재직하면서 바이오업체 B사에 정부지원금 66억 7000만 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전 행장의 측근이 운영하는 B사는 국책과제인 '해조류 에탄올 플랜트 사업'의 사업자 선정절차에서 탈락했다. 그러자 강 전 행장은 지식경제부 담당 국장에게 압력을 행사했고, B사는 결국 전례 없는 재평가를 통해 정부지원금을 받게 됐다. 하지만 B사는 당초 '사업수행능력과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정부부처 예상대로 사업에 실패했다.

강 전 행장은 2011년 6월~2012년 2월 산업은행장으로 재직할 당시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압박해 대우조선해양 자금 44억 원을 B사에 투자하도록 요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남 전 사장이 강 전 행장에게 자신이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고재호(61) 전 사장을 후임으로 선임해달라는 등의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행장은 2012년 1월 산업은행 경영컨설팅팀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질적인 감사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다', '남 전 사징이 이창하(60) 씨의 회사 디에스온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14가지 경영비리 의혹이 있다' 등의 보고를 받고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상태를 감시해야 할 산업은행이 비리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 부실을 키운 것이다.

강 전 행장은 이외에도 △플랜트 설비업체 W사 490억 원대 부당대출 배임 혐의 △대우조선해양 및 대우증권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친척 운영 회사에 대우조선해양이 공사를 하도급하게 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한성기업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3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점을 고려해 1차 기소한 것"이라며 "이외의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한 후 추가 기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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