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좀 주소! 목마르오~] 지나친 교육열은 낭비?

입력 2016-11-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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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CJ 등 한국의 대표적 기업에서 경제연구소장을 지낸 경제학자와 한국의 경제발전 및 일자리 창출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그 경제학자는 다음과 같은 논리를 폈다. 한국의 산업화 초중반대에는 주가가 올라가고 전 국민이 단합해 활기가 넘쳤다. 그때는 똑게(똑똑하고 게으른 사람) 10%,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 25%, 멍게(멍청하고 게으른 사람) 50%,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한 사람) 15% 비율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이후 지나친 교육 열풍이 불었고, 지금은 똑게 50%, 똑부 10%, 멍게 30%, 멍부 10% 비율로 바뀌었다. 그 결과 사공이 너무 많아 한국경제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므로 제도 자체를 다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에 일부분은 공감하지만 틀린 부분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동차를 예로 들면서, 에쿠스 자동차는 350마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에쿠스가 경부고속도로에서 시속 120㎞로 달릴 때 어느 수준의 마력를 사용하겠는가?”라고 물었다. 120마력이라고 대답하자 정답은 16마력이라고 했다. 16마력은 경운기의 마력이며, 350마력의 에쿠스의 순항속도 마력은 16마력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334마력은 불필요한 마력이 아니고, 급속 발진, 편안한 승차감,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을 때 나오는 힘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도 대학에서 박사과정까지 공부를 했지만, 실제 인생에서 활용하는 지식은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이며, 가정과 사회에서 배운 환경적 지식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엔 ‘한·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가 열렸다. 회의에는 아프리카 43개국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낸 한국을 배우고 싶어 참석했다. 그들 나라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해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은 필수 마력인 16마력도 충분히 갖춘 국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한국 사람은 교육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200마력 이상의 여유 마력을 가진 사람이 전 국민의 70%가 넘는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가면 그곳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해법이 보일 수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처한 상황에 맞는 산업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로마교황청, 유럽의 지도자들을 설득해 서구 사회가 투자하고 한국이 기획해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산업을 일으킨다면 한국경제와 세계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한국의 정치는 4류, 공무원들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틀에서 못 벗어나는 것이 문제다.

필자는 박근혜 대통령한테 서운하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을 펼친 시기에 전 국민이 습득한 환경적 체험적 경험과 교육으로 갖게 된 여유지력(餘裕知力)이 있다. 왜 그 뛰어난 외국어 실력과 외교력을 가지고 마치 새둥지의 다 큰 새들이 엉덩이로 형제들을 밀어내면서 새둥지를 떠나지 않고 어미새의 먹이인 정부 복지비에 침을 흘리며 사는 것을 그냥 방치하는가?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 경제 발전 과정을 배우고자 하는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대기업, 특히 ‘최순실 사태’에 연루된 9개 재벌 그룹이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그 사업에 정부 보조금과 해외 노동자로 근근이 버티는 퇴출 직전의 중소기업들을 편입하는 큰 그림을 그려 보자. 그것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을 박 대통령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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