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투자 R&D와 인건비 줄인 기업들… 먹고 마시는 돈 줄인 가계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상용근로자가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 원 이상인 회사법인 중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1만2181개 기업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2159조 원으로 전년보다 3.2%(72조 원) 줄었다. 2014년 1.1% 감소에 이은 2년 연속 감소세다.
최근 5년간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은 2011년 12.2%, 2012년 6.0%, 2013년 1.1%에 이어 2014년 -1.1%, 2015년 -3.2%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비용과 인건비 감축에 나섰다. 지난해 R&D를 진행한 기업체 수는 5874개로 전년(6224개) 대비 5.6% 감소했다.
전체 연구개발비는 39조2000억 원으로 10.1% 급감했다. 연구개발비가 감소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2010년 31조4000억 원이었던 연구개발비는 매년 10% 내외로 증가하다가 2014년 증가 폭이 2%로 급락한 이후 지난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전체 연구개발비의 88.5%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연구개발비는 34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3% 감소해 마이너스 전환을 견인했다. 전자부품과 기타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연구개발비가 감소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전 산업의 R&D 기업당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4.8% 줄었고, 제조업 기업의 경우 4.2% 감소했다. 기업들이 미래에 대한 투자인 연구개발비를 줄이면서까지 지출을 막고 긴축경영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기업활동조사 대상인 1만2460개 기업체의 지난해 전체 종사자 수는 438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8%(7만9000명) 증가했다.
이 중 상용근로자 수는 384만3000명으로 전 업종에서 0.8%(2만9000명) 느는 데 그쳤다. 상용근로자 비중은 87.7%로 오히려 1.0%포인트 하락했다.
대신 임시ㆍ일용 및 기타 종사자는 5만1000명이 늘어난 5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중은 11.3%에서 12.3%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해당 기업들이 뽑은 인력 3명 중 2명은 상용직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투입과 퇴출이 용이한 임시ㆍ일용직인 셈이다.
이 같은 여파는 가계에도 이어져 올해 3분기(7∼9월) 전국의 2인 이상 가구당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1년 연속 감소세로 이는 2003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장 기간이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지출 역시 식료품ㆍ비주류 음료는 올 3분기 5.1% 줄면서 1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