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기 원장의 골퍼와 눈 건강]퍼팅라인·깃대 휘어보이면 환반변성 의심

입력 2016-11-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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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기 원장
우리나라에는 두 명의 그랜드 슬래머가 있다. 국내 골퍼들의 워너비 박인비 선수와 1급 시각장애인인 조인찬 골퍼다. 박 선수도 대단하지만 필자 가슴에 깊은 울림을 준 선수는 조인찬 골퍼다. 양 눈의 시력을 잃고서 장애인 골프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대회 석권)을 해냈기 때문이다. 사업가였던 그는 1986년 골프에 입문했지만 2년 뒤 불행이 찾아 왔다. 잘 보이던 오른쪽 눈에 황반변성이 생겨 시력을 잃고, 2000년 왼쪽 눈 마저 같은 이유로 시력을 잃었다. 전혀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눈이 아닌 귀로 골프를 정복한 그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부터는 시각장애인 골프 종목이 신설된다고 하니 그때는 조인찬 선수의 금메달 소식도 기대해 볼만 하다.

그럼 조인찬 골퍼의 시력을 잃게 한 황반변성은 무엇일까? 황반변성은 당뇨망막병증, 녹내장과 더불어 3대 실명질환 중 하나다. 눈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가 변질돼 시력이 떨어지다 결국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황반변성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더 무섭다. 눈에 이상을 느낀 뒤에는 이미 질환이 꽤 진행된 경우가 많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황반변성의 주원인은 노화다. 60세 이상 중장년에게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섭취 증가로 인한 비만과 고혈압, 흡연, 스마트폰 등 과도하게 눈을 사용하는 생활방식 등의 이유로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젊은 나이에 시력저하가 오면 바로 의심하고 안과진료를 받기 쉽다는 점이다. 중년 이후 시력이 떨어지면 단순 노안으로 생각해 방치하기 쉬워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수술 전 환자의 눈을 살펴보고 있는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
라운딩 중 퍼팅 라인이나 깃대가 휘어 보이거나 시야 왜곡이 심하다면 황반변성 초기 증상 중 하나인 변시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글자와 직선이 휘거나 흔들리고 욕실의 타일, 중앙선 등이 굽어 보인다. 증상이 심해지면 부분적으로 시야가 까맣게 흐려진다. 시야를 가리는 부분이 확대되면 최악의 결과에 이를 수 있으니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 받아야 한다.

언급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50세 이상이거나 혈액순환장애가 있는 사람, 가족 중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에는 발병률이 높으므로 특히 신경 써서 정기검진 날짜를 지켜야 한다. 평소에는 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식단에 올리고 여의치 않다면 영양제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적정 체중과 혈압관리는 물론이고 만일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당장 금연 계획을 세우자. 하루 20개비 이상 흡연하는 사람은 황반변성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두 배 높다.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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