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를 보이던 5만 원권 환수율이 오름세로 전환했다. 추석 직전 대량 발행했던 물량이 다시 회수된 데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시행에 따라 음지 속 5만 원권이 양지로 나오는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 발행한 5만 원권은 9815억 원인데 반해 환수액은 1조4295억 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액 대비 한은으로 되돌아오는 비율인 환수율은 145.5%로 전달 환수율(30.7%)의 5배에 육박한다. 동시에 지난해 10월 기록한 178.3%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다.
누적 기준으로 보자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환수율은 52.8%로, 전달(1~9월) 누적환수율 47.4%에 비해 5.1% 뛰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15년 1~10월) 누적환수율 39.7%에 비해서는 무려 13.1%포인트 높다.
계절적 특수성이 크게 작용했다. 추석을 맞아 발행이 많았던 5만 원권이 한 달이 지나 회수되며 환수율이 급등했다. 앞서 한은은 추석 직전 10영업일간 금융기관에 4조8559억 원을 공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김영란법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은은 지난해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김영란법이 제정되면 5만 원권의 지하 경제 유입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혀 김영란법 시행의 긍정적 효과에 기대를 걸었다. 뇌물 감소 등으로 사회가 투명해지면 5만 원권이 시중에 유통되며 환수율을 끌어올릴 것이란 논리다.
한은 관계자는 “9월 명절 직전 발행이 많았던 5만 원권이 다시 되돌아왔고, 김영란법 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지난 9월 말 시행돼 한 달 만에 뚜렷한 효과를 보긴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김영란법에 따른 환수액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