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트럼프 인맥'은 사실상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9일 미국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정치에서 뿐만 아니라 외교무대에서도 '아웃사이더'였음을 의미한다.
경쟁자였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경우 오랜기간 대통령 부인, 연방 상원의원과 국무 장관을 지내면서 우리 정부측 인사들은 물론 정치인들과도 폭넓은 접촉을 했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업인 출신으로 이른바 '정치적 이단아'였기 때문에 우리 측과의 소통 기회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에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외교안보 문제를 연구한 경력이 있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트럼프 캠프의 주요 인사들과 상당히 긴밀한 관계를 가진 인사로 꼽힌다.
정몽준 전 대표는 우선 트럼프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거론되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트럼프 대선캠프에 참여한 폴 월포위츠 전 국방부 부장관 등과 인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 출신으로,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고문으로 활동한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는 오랜기간 친분을 유지한 사이다.
또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은 인천시장 시절인 지난 2008년 9월 영종도 '트럼프 타워' 건설을 위한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와 직접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경험이 있으며, 당시 딸인 이반카 트럼프와도 인사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당시 트럼프는 "한국 사람은 정직하고 부지런하다"면서 "한국 사람들과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좋은 기억이 많다"며 호의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안 의원은 전했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가 트럼프 캠프측 인사들과 일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그는 올 연말 미국을 방문해 이번 대선 이후 한ㆍ미 양국의 정책 방향에 대해 현지 인사들과 의견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부와 새누리당이 개최한 긴급 협의회 이후 김광림 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전반적으로 국내에 트럼프 당선자와 아주 가까운 분들이 뚜렷하게 없는 상태라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지금부터 인맥구축 작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