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공모 ‘흥행 참패’…경쟁률 0.29대 1 그쳐

입력 2016-11-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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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漁)로 꼽히던 두산밥캣이 흥행 참패로 체면을 구겼다.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9일 두산밥캣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8~9일 진행한 일반공모 경쟁률은 총 600만5636주 모집에 171만3020주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경쟁률은 0.29대 1에 그쳤다. 첫째날인 전날 182만8830주 신청이 있었으나 둘째날 오히려 취소가 발생하면서 청약 경쟁률이 줄었다.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장비 전문기업으로,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넷마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하는 ‘빅3’ 중 하나로 불렸던 곳이다.

두산밥캣은 지난달 수요 예측을 했지만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공모와 상장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공모주 청약에선 공모가를 낮추고 수량도 40% 정도 줄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재 추진한 상장 일정이 미국 대선과 맞물리면서 커다란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대표 주관사인 한투증권 관계자는 “오전부터 주식시장이 급락했고 이로 인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일반투자자의 공모주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모를 실시한 일반투자자 대상 물량은 전체 공모주식 물량 3002만8180주의 20%에 해당한다. 기관투자자 배정물량 1801만6908주는 지난 3~4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는 1억7670만635주가 접수돼 1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다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일반공모 성적과 별개로 두산밥캣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모두 내년에 인프라 투자 설비를 늘릴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두산밥캣의 모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이번에 내놓은 지분은 13.5%에 불과하다. 보호예수 기간은 1년이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장으로 기대할 수 있는 현금유입은 3200억원 수준이지면 밥캣의 잔여지분 가치는 1조7000억원”이라면서 "잔여지분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는 내년 11월 두산밥캣의 지분 추가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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