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운명을 결정지을 조사위원의 중간보고서 제출 일정이 뒤로 미뤄졌다. 법원은 '알짜 자산'인 미주ㆍ아시아 노선 본입찰을 끝내고 보고서를 받기로 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재판장 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예정이었던 조사위원의 중간보고서 제출을 미주ㆍ아시아노선 본입찰일인 10일 뒤로 미뤘다. 재판부는 보고서에 개별 자산 가격이 공개돼있어 자산 매각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이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의 계속가치와 청산가치를 분석해 중간보고서를 작성한다. 재산과 채무를 정리해 한진해운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한진해운을 살려서 빚을 갚아나갈지 자산을 모두 매각해 청산절차를 밟을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한진해운이 청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법원 관계자는 “중간보고서 제출만 늦춰졌고 최종보고서 등 다른 일정은 그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보고서 제출은 이달 25일까지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미주ㆍ아시아 노선 영업망 인수의향서를 받고, 이달 9일까지 예비 실사를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인력과 운영시스템, 컨테이너선 일부, 해외 자회사 7곳, 해외 고객 정보 등 유ㆍ무형의 자산 등이다. 예비 입찰에는 현대상선과 SM그룹, 한국선주협회 등 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입찰 흥행을 위해 이 노선을 미국 롱비치터미널과 묶어 파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롱비치터미널은 미국 서부항만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하고 있어 알짜 자산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