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가 30일 오전 극비리에 귀국, 조만간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의 사표를 받아 놓은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개편 이후 총리 교체 및 개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전날 안종범 정책수석과 정호성 부속비서관의 사무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국가 기밀’을 이유로 거부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관공서는 승낙이 있어야만 압수수색이 가능한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면 승낙을 거부할 수 없게 돼 있다. 검찰은 “수긍할 수 없다”며 이날 오전 압수수색을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의 주인공인 최 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검찰수사가 급물살을 타면 여권도 쇄신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수석들의 사표를 수리와 신임 수석 임명 등 청와대 개편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새 총리를 내세워 개각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야당의 요구대로 거국내각이 이뤄질지는 아직까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거국내각을 하게 되면 박 대통령은 남은 1년 4개월의 임기 동안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청와대 개편과 개각이 마무리될 즈음엔 새누리당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최 씨 사태가 당 지도부와 직접 여관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친박 일색인 현재의 지도부로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대선을 치르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면 이때부터는 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차기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당이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한 비박계 의원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청와대와 정부 개편이 마무리되면 당도 전면 쇄신작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친박은 모두 이선으로 후퇴해야 그나마 당이 굴러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제3지대론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 일부 세력이 바깥의 중도진보 세력과 힘을 합쳐 국민의당을 만든 것처럼 새누리당이 친박계와 비박계로 분당되거나 중도신당으로의 헤쳐모여식 창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한 당직자는 “친박의 힘이 빠지고 이제 비박계가 득세할 기회를 잡았는데 당을 나간다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 “당의 전면적 쇄신을 통한 돌파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