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2020년 5000억 규모 ‘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 추진 중
우리나라 한 해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2014년 기준 연간 약 500만t에 이른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20조 원 이상의 식량자원이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극심한 식량 부족이 머지않아 다가올 미래라고 경고한다. 대체 식량으로 곤충산업이 뜨고 있다.
27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016 식량농업상황 보고서’를 보면 기후 변화로 인해 2030년까지 3500만~1억2200만 명이 식량 극빈층으로 유입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5차 평가보고서는 2050년까지 주요 작물의 생산량이 8%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당장 북한의 식량 부족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FAO는 10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량이 약 69만4000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 정권이 약 30만 톤의 식량을 수입해 충당해도 39만4000톤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처럼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로 식량안보가 위협을 받으면서 세계 각국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식량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정부도 식량 안보 방편 중 하나로 곤충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식량을 비롯해 기능성 소재와 농업자재 등 미래 농업자원으로 유망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곤충자원의 용도 확장에 따라 지속적 시장 성장이 가능해, 농업소득 수준의 정체 속에서 농촌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육 시 사료 효율이 높고 기존 농약, 가축분뇨, 비료 등 환경오염 요소에서 자유로워 공익적 가치도 크다는 설명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직접 나서 “곤충이 식량과 의약품으로 활용되는 것은 창조경제, 창조농업의 사례”라며 “농업이 창조경제의 모델로 거듭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까지 곤충산업 규모를 5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잡고 추진 중이다.
곤충산업 규모를 지난해 3039억 원에서 내년 4000억 원에 이어 2020년 5000억 원 규모까지 키운다는 방침이다. 곤충사육 농가는 지난해 724호에서 내년 1000호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며, 2020년에는 1200호로 늘릴 계획이다.
곤충산업은 농식품, 체험, 융복합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농식품 분야는 식용, 사료용, 천적, 화분매개 등으로 세분화된다. 친환경농업과 시설원예 확산으로 해충방제용 천적곤충, 꽃의 수정을 돕는 화분매개곤충, 식품ㆍ사료용 곤충의 산업화가 활발한 상황이다.
체험 영역으로는 애완용, 교육용, 예술ㆍ관광 등 분야가 있다. 최근 애완ㆍ학습용 곤충은 가장 빨리 성장하는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곤충을 주제로 한 체험 관광과 문화 콘텐츠도 증가하는 추세다.
융복합 영역으로는 생명공학(의약)과 생체모방, 환경정화 등이 꼽힌다. 생명공학의 발달과 기술의 융복합 추세에 따라 곤충을 활용한 유전학 연구와 곤충의 생체모방 기술이 확산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 곤충유래 물질을 이용한 기능성 의약품이나 화장품 소재 개발도 각광받는 분야다.
세계 곤충산업 시장 규모는 2007년 11조 원에서 2020년 38조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FAO는 곤충의 식ㆍ사료 이용 확대가 식량과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FAO 보고서에 따르면 곤충은 번식력이 강하고, 고단백 저지방으로 비타민, 섬유소 및 무기질 등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갈색거저리 유충(고소애)은 오메가-3 지방산, 오메가-6 지방산이 소나 돼지보다 풍부하다.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함량은 생선이나 고기와 비슷하다.
반면 환경오염 요소는 소나 돼지 등 기존 가축에 비해 적다. 돼지고기는 1㎏ 생산 시 5㎏, 소고기는 10㎏의 사료가 필요한데 곤충(귀뚜라미)은 사료 1.7㎏으로 1㎏ 생산이 가능하다. 육류는 지구 전체 온실가스의 18% 이상을 방출하고 있어 환경 오염의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곤충의 배출량은 이에 비해 최대 100배 낮아 친환경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식용 곤충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은 넘어야 할 과제다. 농림부는 다양한 상품 개발과 홍보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면서 곤충산업 육성 계획을 달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