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의 이른바 ‘유령계좌 스캔들’이후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대형은행과 지역은행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OCC는 시중 대형은행과 지역은행들에 영업내용은 물론 인센티브 등 직원 보상 체계와 관련한 정보를 요청하는 공식 문서를 발송했다. OCC 조사 사정권에 든 은행은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이다. 지역은행으로는 자산기준으로 미국 29위인 산탄데르USA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 제공 요청을 받은 은행 중 일부는 수년간의 소매은행 업무 내용을 담은 자료를 제출하는데 2주의 시간이 주어졌다. 한 소식통은 “제출해야 하는 내용은 한 무더기인데 왜 이들이 서두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웰스파고의 5000명이 넘는 직원이 2011년부터 고객의 동의 없이 200만 개가 넘는 예금과 신용카드에 대해 이른바 ‘유령계좌’를 개설해 실적 부풀리기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웰스파고에 대한 주 정부는 물론 법무부와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가 시작됐으며 이달 초 존 스텀프 웰스파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웰스파고 사태가 일어나면서 단순히 웰스파고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다른 은행에도 비슷한 관행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게 됐다.
토마스 커리 감사관은 지난 9월 20일 상원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OCC가 감독하는 대형은행은 물론 중소형 은행을 상대로 이들의 영업 활동을 검토할 것이며 이들의 영업이 충분히 통제되고 있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은행은 웰스파고 사태가 발생한 후 열린 하원의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출석하기 전 연준의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마리안 레이크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4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일부 직원들의 판매 전략에서 문제가 발견된 사례를 발견했으나 이는 은행의 시스템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레이크 CFO는 “결함이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으나 규정에 어긋난 영업을 한 직원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