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9가구 일반분양…3.3㎡당 1400만원대
5월 제주도 제주시 도남동에 위치한 도남주공연립아파트가 본격적인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착공은 지난달 이뤄졌다. 1984년 3층짜리 건물 12개동, 180가구로 준공된 이 연립은 총사업비 1100억 원이 투입돼 426가구 규모의 ‘제주 해모로 리치힐’로 탈바꿈한다. 각종 인·허가 절차와 기존 189가구의 이주가 모두 마무리됐다. 제주도 재건축 1호로 기록된 이 단지는 내달 중 분양에 돌입해 239가구가 새 주인을 찾는다.
도남주공연립이 위치한 제주시에는 2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이 361곳이다. 이 중 준공 20년을 넘긴 공동주택은 총 162곳(1만4594가구)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도남주공연립을 포함해도 아직 10곳이 채 되지 않는다.
1982년에 준공된 102가구 규모의 노형 국민연립주택은 지난해 한진중공업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 사업시행 승인을 앞두고 있다. 1984년에 조성된 고려연립, 대지연립은 모두 조합설립 인가까지만 사업이 진행됐고, 1985년 준공된 주공 1단지는 정비계획만 수립한 상태다. 1987년 준공된 2·3단지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특히 1979년에 지어져 준공 40년에 육박하는 제원아파트는 정비사업을 이제 막 시작해 안전진단 단계까지 사업이 추진됐다. 이보다 4년 앞서 지어진 인제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재건축이 결정된 단지의 아파트 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해 진행된 이도주공 1단지 공매에서는 22가구 공매에 무려 416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19대 1, 최고 경쟁률은 30대 1을 기록했다.
당시 공매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낙찰된 가구의 가격은 2억6211만 원이었다. 이 가구의 실제 감정가는 2억500만 원. 감정가보다 5000만 원 이상 높은 가격에 집이 팔려나갔다. 특히 1채는 무려 4억원에 육박하는 3억7299만9999원에 낙찰됐다. 59㎡인 이 집은 3.3㎡당 매매가격만 2072만 원이었다. 당시 이 평형대의 감정가인 2억4000만~2억5500만 원, 3.3㎡당 가격인 1388만 원을 크게 넘어서는 금액이다.
제주 주택의 이 같은 인기는 분양가 상승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달 분양 예정인 ‘제주 해모로 리치힐’의 경우 분양가는 3.3㎡당 1400만 원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달 기준 934만5600원이다. 제주도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전국 평균을 넘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분양가(1409만 원)에 육박한다.
업계는 제주도의 주택 공급이 많지 않은 데다 노후 주택을 재건축한 단지라는 점에서 이 같은 높은 분양가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제주도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현재 시세와 재건축 기대감을 모두 반영한 분양가로 볼 수 있다”며 “제주도의 공급부족과 기대감이 계속된다면 이 같은 높은 분양가는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대안 주택이 많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