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 15층,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분위기는 무거웠다. 지난 9월 금리동결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오전 8시 50분 금통위 회의실이 취재진에 개방됐다. 회의실 문이 열리고 7분정도 지나자 다소 경직된 표정의 장병화 위원을 필두로 조동철 위원, 이일형, 고승범 위원이 동시에 입장했다. 장병화 위원은 취재진에게 가볍게 눈인사를 하며, 자리에 앉자마자 관련 서류를 뒤척였다. 조 위원과 이 위원, 고 위원은 아무말 없이 정면만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1분이 지나자 이주열 총재와 함께 함준호 위원과, 신인석 위원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이주열 총재는 ‘어두운 밤색’ 넥타이를 맸다. ‘어두운 보라색’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어두웠다.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때 착용했던 주황색과는 달랐다. 이 총재는 역대 넥타이 색 변화를 살펴보면 주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는 날에는 푸른색, 인하나 인상땐 붉은 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향마저 없어졌다.
이 총재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평소 기자들과 가벼운 목례를 하며 들어선 것과는 달리, 정면만 응시한 채 의장석으로 직행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한 뒤 수정경제전망 발표와 함께 사상 두 번째 물가 설명회가 예정된 만큼 이 총재는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목표치 2.0%를 크게 하회함에 따라 이날 오후 직접 해명에 나선다.
한편, 시장에서는 10월 한은 금통위 금리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앞서 이투데이가 국내 10여 곳의 증권사 채권 전문가에게 10월 금통위 전망을 문의한 결과 10명 모두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설문조사한 결과 역시 응답자의 98%가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이들은 각종 규제에도 꺾일 줄 모르는 가계부채 증가세와 미국과 유렵의 불확실한 통화정책이 금리 운신의 폭을 제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