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대기성 예금이 19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이자를 적게 주는 요구불예금 통장으로 돈이 모이고 있다.
7일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2016년 2분기 예금보험 및 부보금융회사 현황’에 따르면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2분기 189조5000억 원으로 3개월 사이에 11조5000억 원(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축성 예금이 1.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4배 이상 크다. 저금리로 인해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국내 시중금리가 오를 것을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조금이라도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환매조건부채권(RP)과 주가연계증권(ELS) 등 투자성 비보호 금융상품 잔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ELS 발행 잔액은 71조9000억 원으로 2조5000억 원 늘었다. RP 잔액은 74조1000억 원으로 2조4000억 원, 투자자예탁금은 23조9000억 원으로 2조5000억 원 각각 늘어났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조금 더 높은 저축은행 예·적금 잔액(부보예금 기준)도 증가하고 있다. 2분기 저축은행 부보예금 잔액은 40조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4000억 원(2.5%) 늘었다.
고령화에 대비해 보험 등 장기금융자산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생명보험 관련 부보예금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498조1000억 원으로 전기 대비 2.0% 늘었다. 손해보험 관련 부보예금은 106조1000억 원으로 2.5% 증가했다.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 대상이 되는 전체 ‘부보예금’ 액수는 올해 6월 말 현재 1833조1000억 원으로 3월 말에 비해 2.4%(43조6000억 원) 증가했다.
예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유입돼 부보예금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예금자보호를 받는 금융회사(부보금융회사)는 지난달 말 현재 293개사로 작년 말보다 8곳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