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흔드는 지진공포] 오클라호마 뒤흔든 5.6 강진, 셰일가스 채굴하다 ‘인공지진’

입력 2016-10-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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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대지진이 일어나 엄청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인재냐 천재지변이냐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지진은 일정한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던 땅속 암석들 사이에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일어난다. 지층이 끊어지고 진동이 발생, 그 진동이 사방으로 전달돼 땅이 흔들리는 게 지진이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구 내부에서 처음 지진이 발생한 곳을 ‘진원’이라 하고, 진원의 바로 위 지표면 부분을 ‘진앙’이라고 한다.

지진은 오랜 기간에 걸친 대륙의 이동, 해저의 확장, 산맥의 형성 등에 작용하는 지구 내부의 커다란 힘에 의해 발생된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진은 인간이 가한 물리적인 힘에 의해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일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 주에서 일어난 규모 5.6의 지진이 그렇다. 당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북동쪽으로 약 113km 떨어진 인구 2200명 규모의 포니 시 일원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때까지 오클라호마 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 중 하나로 규정됐는데, 오클라호마 주와 인접한 캔자스, 미주리, 네브래스카, 오하이오 등 4개주와 남쪽 아칸소와 텍사스 주 북부에서까지 진동이 감지됐다고 한다.

미국 시사지 타임은 이 같은 지진이 셰일가스 채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셰일가스 붐이 일면서 오클라호마 주에선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에 따르면 2010년과 2013년 사이에 매년 100회 이상 지진이 발생했는데, 지난 30년간 연평균 21회에 비하면 5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지층에 분포한 셰일과 천연가스를 추출하기 위해선 엄청난 수압을 활용해 암반을 깨는 이른바 ‘프래킹 공법(fracking)’이 이용된다. 프래킹 공법은 물 화학제품 모래 등을 혼합한 물질을 고압으로 분사해 바위를 파쇄하고서 석유와 가스를 분리해내는 공법이다. 셰일가스나 석유를 채굴하기 위해선 지표면으로부터 3000m정도를 수직으로 파고 내려가, 파이프를 셰일 층에 꼽고 거기에서 90도를 꺾어 프래킹 공법으로 수평으로 파고 들어간 후 가스와 석유를 채굴하게 된다.

오클라호마 주 역시 4000여 개의 유정에서 이 프래킹 공법을 쓰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관측된 지진이 5000건이 넘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공법으로 인해 발생한 인공지진을 셰일(shale)과 지진(quake)의 영어 단어를 합쳐 ‘셰일 퀘이크(shale quake)’라고 부르고 있다. 결국 셰일 퀘이크는 에너지 혁명이 초래한 재앙인 셈이다.

USGS는 오클라호마 주와 텍사스 주 북부 댈러스 인근 도시 어빙 등 21개 지역이 셰일 퀘이크의 영향권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인구는 700만 명에 달한다. USGS의 지질학자인 저스틴 루빈스타인은 “셰일 퀘이크는 상당히 위험하다”며 “지속적으로 이같은 지진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셰일 퀘이크 지역 거주자들에게 지진 발생시 행동요령을 숙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석유업계와 이를 통해 막대한 재원를 얻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셰일 퀘이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어빙에서 발생한 규모 3.6의 지진은 진앙에서 불과 약 10㎞ 떨어진 셰일 유정에서 벌어진 작업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해당 지자체 등은 자연적인 원인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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