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위기의 도이체방크에 눈독 들여

입력 2016-09-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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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주목받고 있는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주가 하락과 거액의 벌금 등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벌써부터 군침을 삼키는 세력이 등장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수석 자문인 이지트 불루트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새로운 국부펀드와 국유은행을 통해 도이체방크 인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이체방크가 터키의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지난 1년간 50% 가량 하락했고 27일에는 상장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무 상태 악화에다 미국에서 판매한 모기지담보부증권(RMBS)에 대한 불완전 판매 혐의로 미국 법무부로부터 140억 달러 규모의 벌금까지 부과받으면서 파산 우려까지 높아진 영향이다.

불루트는 “유럽연합(EU) 역내에 있는 유수의 몇몇 회사가 어려움에 빠지려 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 경영권 획득에 필요한 주식 인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독일 최대 은행이 터키 은행이 된다는 건 기쁜 일 아닌가”라고도 했다.

현재 도이체방크는 풍전등화 신세로, 독일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처지다. 앞서 독일 언론인 자이퉁은 도이체방크가 거액의 벌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사태에 대비해 독일 정부와 금융 당국이 구제금융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제방안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다른 금융기관에 회사 자산을 저렴한 가격에 매각할 수 있고, 긴급 시에는 정부가 25%의 도이체방크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독일 재무부는 이같은 자이퉁의 보도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독일 정부가 도이체방크를 구제하지 않는 건 납세자에 대해 시한 폭탄을 안긴 것 같은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도이체방크를 비롯한 역내 은행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선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책임론도 만만치 않다. ECB가 저금리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해 재정난까지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28일 독일 연방 하원에 출석해 이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은행이 유로존에 체계적 위협을 미치는 경우, 그것은 저금리 때문이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음이 틀림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독일 정부가 도이체방크를 지원해야 할지 여부는 개별 은행 문제이므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도이체방크는 거액의 소용 관련 비용을 해결하고자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와중이다. 이날은 영국 생명보험사인 애비생명보험을 약 9억3500만 파운드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비라도 팔면 재정 건전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의 MBS 불완전 판매와 관련된 도이체방크의 비용이 28억~8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비용이 50억 달러를 초과하게 되면 증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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