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경 CJ그룹 부사장은 28일 서울 종로 포시즌즈호텔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여성금융인 국제 콘퍼런스’ 패널토의에 참석해 “앞으로 여성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이 가진 모든 잠재력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부사장은 “여성의 경쟁력은 유연한 사고와 공감 능력에 있다고들 말하지만, 이것이 과연 회사가 필요로 하는 직무 능력인지에 대해 의문의 적지 않다”면서 “여성 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민 부사장은 문화적으로 여성을 동등한 동반자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계를 위한 남성 직장인의 경우 경력 개발을 위한 가족들의 전폭적 지원이 있으나 여성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여성 인력에게는 경력 단절이 불가피 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민 부사장은 “기업에게만 여성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을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제도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의 실상을 들여다볼 때 여성 인력에 대한 저평가가 문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성 인력의 활용도를 높일 경우 경제적 가치 창출이 12조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다는 최근 맥킨지 리포트를 거론하며 그만큼 여성 인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부사장은 “여성 인재의 양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우선 기회의 확장”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잠재력까지 감안해서 실수했을 때 다시 한 번 도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여성 할당제와 관련 “자리가 아닌 기회의 할당이 돼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CJ는 현재 여성 임원이 12명에 달하는데 전부 경력의 단절이 일부 있는 외부 인사라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CDP(경력개발프로그램)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투자인데 주요 보직을 거쳤느냐 여부 보다는 쿼터제를 둬 여성의 경력 단절이 승진에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민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CJ그룹의 인재 개발 제도와 차별화된 호칭 문화를 설명했다. CJ는 경력 채용, 인턴십 등 공채를 보완할 다양한 인재 채용을 실험하고 있다. CJ는 내부적으로는 직급 호칭이 없다. 이미 CJ그룹은 국내 대기업으로는 최초로 지난 2000년부터 ‘님’ 호칭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아울러 민 부사장은 CJ의 스폰서 제도를 설명했다. 같은 직장 내 선배로서 후배의 경력을 책임질 멘토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 부사장은 “경제 살리기에 소비 진작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소비의 주도권을 여성이 쥐고 있다”면서 “저출산 문제도 여성이 해결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고 교육열에 있어서도 이과의 약 80%가 유망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장래 유망 직종만 바꾸면 4차 산업으로 우리나라의 산업도 바뀔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