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26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뛰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비공식 회의를 앞두고 산유국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유로와 엔에 대해 약세를 보인 것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45달러(3.26%) 오른 배럴당 45.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14달러(2.48%) 오른 배럴당 48.03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산유국들은 이날부터 사흘간 알제리에서 열리는 국제에너지포럼에서 별도로 비공식 회담을 열고 산유량 동결 등 유가 안정책을 논의한다. 일부 언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에 대해, 산유량을 1월 수준까지 줄이자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산유국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향후 OPEC 합의에 포문을 연 것으로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개최국인 알제리의 석유장관은 유가에 대해 “지난번 OPEC 회의 때에 비해 더 위기적인 상황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시장은 이에 대해 산유량 동결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받아들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의 상품 시장 전략 책임자 프란시스코 브랜치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OPEC 내에서 의견이 정리되고 있는 것은 유가에 긍정적인 재료”라고 말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은 사우디에게든 다른 회원국에게든 플러스”라고 언급했다.
한편 나이지리아 무장 단체인 NDA가 지난 주말에 로열더치쉘의 석유 파이프 라인을 다시 습격했다고 밝히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